국학전문 출판사 일지사(대표 김성재)가 발행하는 계간지.

이번 호에서는 최근 부쩍 대한제국과 고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서울대 국사학과 한영우 교수가 1904-06년 경운궁(慶運宮. 덕수궁의 원래 이름) 중건을 둘러싼 정치적 함의를 경운궁 공사수리보고서인 「경운궁중건도감의궤」(慶運宮重健都監儀軌.1907)를 통해 고찰하고 있다.

한 교수는 경운궁을 중심무대로 해서 "을미지변(乙未之變)의 치욕을 씻고 부강한 자주독립국가로서 대한제국의 기초를 다지려던 고종의 야심찬 노력은 일본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그 꿈을 접지 않으면 안됐다"고 주장한다.

윤정 서울대 국사학과 강사는 조선 세조가 왕세자(훗날 예종)에게 국왕으로서 수행해야 할 덕목을 훈계한 글인 「훈사」(訓辭)야말로 세조의 정치사상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고 평가하면서 그 의미를 짚고 있다.

정우 독도학회 간사는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민국가(nation-state. 저자는 '민족국가'로 표현) 창출 과정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음악사와 관련된 글로는 송방송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전남 구례군 화엄사 삼층석탑(국보 35호) 기단에 표현된 주악상(奏樂像)의 악기 8종을 분석했으며 동국대 김성혜 강사는 고고학적 성과를 바탕으로 백제에도 고유의 현악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속학연구 제10호 = 국립민속박물관.

나경수 전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전남 장흥군 부산면 호계리에 전승되고 있는 마을신앙행사인 별신제에 대한 고찰 결과 이것이 전라도 지역 당산제는 물론이고 강원.경상도 지역 별신제와도 성격을 판이하게 달리하고 있음을 밝혀낸다.

예컨대 그 절차가 왕실이 치르는 길례(吉禮)를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특히 조선 숙종 이후 제관과 결산 내역 등을 담은 기록물인 동계책이 지금도 매년 별신제 거행 이후 작성되고 있다.

이태희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원은 경성(서울)을 중심으로 '일제시대 가구의 활용을 통해 본 실내주거공간의 변화'를 추적한 결과 1920-30년대에 접어들면서 종래 한옥의 안방-사랑방 구조에서 사랑방이 해체되고 서재.응접실이라는 새로운 속성을 지닌 공간으로 대체됐음을 규명해 냈다.

김헌선 경기대 한국동양어문학부 교수는 제주도와 일본 류큐(琉球.오키나와)의 무조(巫祖) 구비 서사시인 '초공본풀이'와 '사송겸'(思松兼)을 비교 검토한 결과 그 줄기가 일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건국신화나 무속신화에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영웅담처럼 두지역 무조신화 모두 무조(巫祖)는 어릴 때 고아로 갖은 고난을 겪다가 천상계로 올라가서는 신적 능력을 시험받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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