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이라크를 상대로 한 미국의 전쟁은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따르는 위험도 매우 클 것이라고 뉴스위크 최근호(9월30일자)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없이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경우 전쟁 수행에 결정적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조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전쟁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최대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는 수차례에 걸쳐 조지 W·부시 대통령에게 세부적인 전쟁계획을 입안해 보고했지만 어떤 기지를 사용할 지, 어느 정도의 병력을 동원할 지 핵심적인 문제를 두고 미국 지도자들은 아직 씨름 중이며 이와 같은 불확실성은 국방부의 문민 지도부와 군부 간의 갈등까지 낳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은 어떻게든 전쟁계획을 입안하라고 지시하지만 군 장성들은 핵심적인 요소들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계획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맞서는 상황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91년 걸프전 이후 이라크의 군사력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라크 군을 쿠웨이트 밖으로 몰아내는 것이 1차 목표였던 당시와는 달리 사담 후세인 정권의 축출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전쟁에서는 훨씬 더 많은 피해를 각오해야 한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미국은 이라크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보이는 공군력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걸프전 당시 파괴된 이라크 탱크 163대 가운데 공중공격에 의한 것은 28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공군력의 역할은 과장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나 사우디아라비아의 비행장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미국 공군은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전투기 위주의 제한된 작전 밖에 펼칠 수 없지만 걸프해역에 묶인 함대는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모의 전쟁 분석 결과 밝혀진 바 있다.
 
또 재래식 폭탄을 정밀유도 폭탄으로 변신하게 해주는 신병기로 아프가니스탄에서 6천개가 사용됐던 `JDAM'의 재고도 부족할 뿐 아니라 정밀유도 무기 사용에 필수적인 정보는 크케 부족한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더구나 은닉된 대량파괴무기에 대한 정보는 전무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결국 전쟁이 벌어진다면 지상군이 직접 찾아내야 할 형편이다. 이도 전쟁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기대처럼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병력 중 상당수가 지난 걸프전 때와 마찬가지로 즉시 투항할 지 아니면 30년에 걸친 철권 통치자의 보복을 더 두려워해 죽기살기로 저항할 지는 분명치 않다.
 
캘리포니아 공군기지에서 실시된 모의 시가지 전투 결과 참담한 피해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난데서 보듯 이라크에서 전개될 지도 모를 시가전은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라크는 독가스나 세균을 살포할 수 있는 무인 저공비행 항공기를 개발해 시험운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미군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해 쿠웨이트나 이라크내 시아파 또는 쿠르드족 장악지역에 집결하는 동안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앉아서 기다리느니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 국방부는 그래서 화생방 보호장구를 병사들이 착용할 수 있는 겨울철에 전쟁을 벌이기를 선호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부시 대통령이 결국 자신과 미국 국민이 얼마나 많은 위험을 감내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며 미국 지도부는 절대우위의 군사력으로 적을 압도한다는 전래의 전쟁수행 원칙을 포기하고 이번에는 막대한 인명피해 가능성을 전제로 한 전쟁계획을 마련해야 할 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강경론자들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파괴무기를 개발한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편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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