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네 바람은 우리를 깨우기 위해 새벽을 연다.
어느 풀밭을 밟고 온 듯 네 목소리는 푸르고
밤새 체제도 울타리도 편견도 숨차게 뛰어넘어 와
우리의 잠을 소리쳐 깨우니
그 싱싱하게 잠깬 7천의 날들
타협과 허위의 일상을 거부하고
오직 아침을 향해 저항하듯 펄럭거리던 네 마음이었구나.
때론 매운 채찍처럼
안일과 무사를 후려치면서
포효하는 네 바람의 목소리로 새벽 창문을 흔들면서
때론 담소하듯
희망과 미래를 배달해 오면서
휘파람 섞인 네 노랫소리로 아침 식탁을 열었다.
그래서 오늘 아침 또다시
갈기 휘날리며 달리는 이 넓은 고원은
온통 광활한 자유뿐이다.
간밤 외롭고 쓰라렸던 이슬방울들의 함성이 모여 여는
눈부신 햇빛의 충동뿐이다.
이제 자리에서 눈뜨고 듣는 수탉울음소리여
웅장하고 더욱 싱그러운 목소리여
너는 또 다른 7천 날을
이 새벽바람 속의 차가운 습관으로 우리를 깨우라.
너는 단순한 한 발음이 아니라
푸른 풀밭을 밟고 오는 숨찬 목소리로
체제도 편견도 건너뛰고
안일과 나태도 단호히 거부하면서
태양의 아침을 향해 눈뜬 새처럼 끝없이 펄럭거리라.
희망과 미래만이 너의 운명인, 그리하여 오늘 네 바람은
우리를 깨우기 위해 또 한 번 새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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