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부터는 인천 곳곳, 시민들의 눈이 닿는 크고 작은 무대에서 시립무용단의 품격 있는 공연을 만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손인영(49)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더없이 열정적이다. 확신에 찬 어조에다 긍정의 에너지까지 담아 쏟아놓는 그가 그리는 시립무용단의 계획에 고개를 주억거리다보면 ‘지치지 않고 꼭 해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기자와 만난 손 감독은 한 시간을 쉼 없이 시립무용단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중심은 ‘인천시민’과 ‘춤’의 만남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시민들이 시립무용단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또 물었다”며 “무용을 어렵게만 느끼는 시민들, 보다 가까이서 공연을 즐기고자 하는 시민들을 위한 여러 구상을 마쳤고 내년부터는 그 결과물을 내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손 감독은 인천에서의 첫 작품인 ‘인천대나례’를 무대에 올려 호평을 받는가 하면, 지난 6월의 ‘춤추는 도시-인천’을 통해 지역 곳곳을 들썩이게 했다.
이제는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춤, 출퇴근길 등 일상에서 편히 만날 수 있는 춤을 위해 야외상설공연에 나선다. 먼저 이달 중순부터 지하철역사와 터미널 등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단원들과 함께 소규모 공연들을 선보일 계획. 여기서는 흥이 절로 나는 춤사위를 기본으로 한다면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 화도진도서관 등의 정적인 공간에서는 춤의 매력과 여운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는 전통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시립무용단의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공연’도 준비 중이다. 텍스트가 춤사위가 되고 이것들이 이어져 하나의 작품이 되는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 줌으로써 관객과의 심리적 간격을 줄여 나갈 심산이다.

이 외에도 AG 주제곡에 맞춘 합동무, 손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누구나 따라하는 생활무용’을 공원 등지에서 시민들과 함께 한다거나 창의력을 키워 주는 아동 대상 놀토 프로그램도 계획 중에 있다.
손 감독은 “남들이 하는 것만 해서는 ‘문화허브’를 꿈꿀 수 없다”며 “인천시를 대표하는 무용단인 만큼 좀 더 가까워지길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맞춰 그 활동을 다양화하고 기대에 걸맞은 작품을 내놓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물론 이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일들이 있다. 조직을 이분화해 예술회관 실내공연과 상설야외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단원들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조직 확장’, 에너지가 넘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본 바탕인 ‘예산 확보’, 이 모든 것에 끌려오는 것이 아닌 함께 이끌어 나가는 단원들의 마음가짐 등이 그것이다.

손 감독은 “단원들에게는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와 그만큼의 보상을, 시민들에게는 눈길이 닿는 곳곳에서 만나는 춤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정신으로 임하는 만큼 시립무용단과 인천문화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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