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국 사회2부

 지난 10일 오전 10시 40분께 고양시청 기자실.
고양시의회 박윤희 신임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실을 방문했다. 짧은 머리칼에 금테 안경 그리고 감색 재킷에 베이지색 바지를 차려 입은 수수한 차림에 박 의장이 기자들과 반갑게 수인사를 나눴다. 자리에 앉은 박 의장은 새롭게 의회를 이끌게 된 소회와 앞으로 의회 운영에 대한 총론적 설명과 함께 덕담을 풀어 놓았다.

“저는 후반기 의정활동을 의회 운영의 묘를 살리면서 연구하고 토론하는 의회상을 심어 가려고 합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는 실질적으로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며 의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라며 “그래서 저는 될 수 있으면 의장이 갖고 있는 권한도 상당수 내려놓고 부의장과 각 상임위원장들께 실질적 의회 운영 변화의 중심에 서 주시길 부탁드리려고 해요”라는 말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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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여 동안 그렇게 비교적 가벼운 대화가 이어지던 터, 그는 갑작스레 “지금 최성 시장이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잖아요”라는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마치 무엇인가를 작심이라도 한 듯 그는 “사실 그렇잖아요. 최 시장이 안정적 시정 운영보다는 행사를 쫓아다니는 시간이 너무 많고 또 그에 따른 말이 참으로 많잖아요”라는 각론을 담아냈다. “따라서 저는 후반기 의정을 이끌면서 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보다 강화해 시장이 일하는 시장으로 바로 서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라고 그동안 최 시장 취임 이후 자신이 그를 지켜보고 느꼈던 깊은 속내도 털어놨다.

박 의장의 돌발 발언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더욱이 박 의장이 최 시장과 같은 민주통합당 출신임에도 기자실 첫 방문에 이 같은 속내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시 집행부에 대한 의회 차원에서 견제 강화의 날세운 칼(?)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과연 의장 취임 3일 만에 기자실 공식 첫 방문 자리에서 박 의장이 쏟아낸 따끔한 경고성 발언을 접하는 최 시장은 그 느낌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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