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에 걸쳐 오랜 명맥과 그 위상을 높여 온 ‘인천시 문화상’은 현재 막다른 길에 몰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상자가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는 ‘문화상’의 현주소,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인천 문화예술의 역사성을 재인식할 수 있는 ‘인천시 문화상 수상 작가전’이 ㈔인천예총, 인천시 문화상 수상 예술인회의 주관으로 내달 2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인천문화회관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김재열 인천예총 회장의 칼 같은 지적처럼 전에 없이 위축돼 있는 ‘인천시 문화상’의 현주소가 이번 전시회 개최 배경이다.
그해 인천을 빛낸 문화예술인들에게 그 공로를 인정해 수여하던 ‘시 문화상’은 어느새 의례적인 행사로 퇴색했을 뿐더러, 뒤늦게 시작한 인천문화재단의 우현상보다 못한 위상과 품격은 문화상 수상자들의 마음을 쓰리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상금은 없어진 지 오래. 시상식 또한 최근에는 여러 시민상과 합동으로 수여하는 처지가 됐다.
김 회장은 “인문학의 뿌리이자 인천 문화의 역사를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문화허브도시를 외쳐 댄들 제대로 될 리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측면에서 ‘인천시 문화상 수상 작가전’은 우리가 잊고
   
 
있는 ‘인천예술의 근간과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이번 전시회는 미술·사진·문학 분야 수상작가 40여 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일례로 서예만 놓고 보자면 검여 유희강 선생을 비롯해 장인식, 김재은, 이성촌, 전도진 등 인천 서예의 역사를 견인했던 작고·현존 작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소개된다.
또 서양화에서는 고(故) 김옥순·황병식·노희정, 한국화는 고 이재호·고 우문국·오석환, 문학은 고 한상억·고 손설향·고 최정섭·랑승만·장현기 작가 등의 대표작이 걸린다.
여기에 예총은 작품별로 해설평을 곁들이고 ‘관람후기 공모’ 등으로 관람객에게 인천예술의 역사적 가치를 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문화상의 역사와 명예를 걸고 기획한 전시인 만큼 상투적인 전시회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올해는 시각문화, 내년에는 공연문화를 중심으로 문화상 수상 작가전을 개최하는 등 ‘인천시 문화상’의 위상을 드높이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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