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앞으로 2분 안에 못 잡으면 꿀밤 한 대씩이다.", "다방~구!"

2012 런던 올림픽에서의 결전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훈련장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강재원(47)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현지시간) 런던 브루넬 대학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미디어데이에서 공개 훈련을 했다.

선수들이 공을 잡기 전에 몸을 풀려고 선택한 훈련은 뜻밖에 과거 한국의 골목에서 어린 아이들이 모여 즐기던 '다방구'였다.

선수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4명의 술래를 정한 뒤 30분 가까이 '까르르' 웃으며 코트 구석구석을 뛰어다녔다.

강 감독도 선수들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코트를 누볐다.

선수들이 하는 '다방구'는 핸드볼과 비슷한 구석이 많아 훈련 효과가 크다는 것이 대표팀 관계자의 귀띔이다.

술래들에게 잡힌 선수들은 골대를 기준으로 서로 손을 잡고 길게 늘어서서 아직 잡히지 않은 선수가 자신을 구해주기를 기다린다.

술래들은 이들이 서로 손을 마주치지 않도록 대형을 짜서 '철통 수비'를 하고, 남은 선수들은 그 수비를 뚫고 잡힌 선수들을 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잡힌 선수들이 손을 뻗지 못하도록 하는 몸싸움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대표팀의 '다방구'는 자연스럽게 핸드볼을 쏙 빼닮은 놀이가 됐다.

체력을 기르면서도 지루함을 줄여주기 위해 강 감독이 고안한 특별한 훈련이다.

강 감독은 이 밖에도 모든 선수가 공·수 전환에 가담해야 하는 축구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핸드볼 선수들이 즐겁게 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팀의 조효비(21)는 "어렸을 때 '다방구'를 해본 적이 있다"며 웃었다.

여자 핸드볼은 이번 대회에서 어려운 대진표를 받아들어 쉽지 않은 경기를 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최대한 즐거운 분위기로 훈련을 이끌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강 감독은 "첫 경기부터 어려운 경기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도 착실히 준비했다"면서 "어느 팀이든 우리를 쉽게 볼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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