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에서 '금빛 총성'을 준비하는 한국 사격 대표팀에 '스마트폰 금지령'이 떨어졌다.

변경수 사격 대표팀 감독은 24일(현지시간) 대표 선수들의 훈련이 진행된 영국 왕립 포병대(Royal Artillery Barracks) 올림픽 사격장에서 "선수들에게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실전을 앞두고 인터넷 검색이나 메시지 주고받기 등으로 집중력을 잃지 않게 하려고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사격 선수 출신인 박종길 선수촌장이 사격 선수단을 방문해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로 주의를 흩뜨리지 마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결정에 한몫을 했다.

특히 김장미(20·부산시청) 등 가장 나이 어린 축에 속하는 선수들에게는 '전화기 압수'라는 더 엄격한 처분이 내려졌다.

올림픽 첫 출전을 앞두고 세계신기록을 내 집중 조명을 받은 김장미가 흔들리지 않도록 어느 정도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변경수 감독의 설명이다.

이 같은 조치에 선수와 코치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앞서 선수들에게 내린 '인터뷰 금지령'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수단인 스마트폰까지 제한한 결정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멀고 낯선 이국 땅에서 힘든 훈련과 실전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야하는 선수 입장에서 가족·친구들과 주고받는 모바일 메시지나 영상통화가 가장 힘이 되기 마련인데 이를 차단하는 건 무리한 처사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꼭 필요할 때는 몰래 조금씩 쓰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드러내놓고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는 없다"며 "선수들 모두 엄연히 성인인데 여가 시간을 이용할 때 쓰는 스마트폰까지 제한하는 건 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코치진에서도 "선수촌장까지 나서서 선수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주고받지 말라고 한 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며 "옛날처럼 '스파르타 방식'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변 감독의 입장은 단호했다.

앞서 선수들에게 '언론 인터뷰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던 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갑자기 언론의 관심을 받은 뒤 무너진 경우를 많이 봤다. 가장 중요한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는 모두 차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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