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역대 대통령과 그 대통령의 자손들은 물론 친인척과 식솔들까지 부정부패로 감옥을 드나들고,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구속되고 그로 인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거물 정치인과 고위관료들은 각종 부정비리로 감옥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 북한의 남침에 의해 일어난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말하는 좌경분자들이 설쳐대고 6·25전쟁을 모르는 젊은 세대 중에 6·25가 전라도와 경상도 싸움이냐고 반문하는 한심한 사회. 애국가를 국가(國歌)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나 몰래 북한을 다녀와 반공법으로 징역을 살고나온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 국정을 논하는 사회. 충무공의 후예라는 명예와 긍지를 가지고 해양주권을 수호하고 있는 대한민국 해군을 해적으로 표현하는 이상한 여인이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에 오르고 이 사람 말이 옳다고 두둔하며 노인들을 폄하하고 욕 잘하는 사람을 국회의원 공천주는 사회. 미국은 싫다면서 미국산 쇠고기 먹고 양담배 피우는 사람들, 공부는 미국에서 하고 자식들까지 미국 유학 보내고 많은 재산까지 미국에 숨겨놓은 사람들이 반미를 외치고 법을 만든 정치인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 검찰을 우습게 보는 사회. 재벌 욕하면서 재벌회사에 취직하려고 아우성치는 젊은이들이 사는 사회. 우리에게 핵무기를 겨누고 있는 북한은 우리의 적임에도 이 집단을 추종하는 세력이 활개치는 사회. 법과 질서를 잘 지키는 국민은 도외시되고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득세하며 살아가는 사회. 진실과 정의에 대한 확신이 사라지고 불안과 불신이 가득한 사회.
좀 장황하게 나열했지만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현 사회상이 아닌가 싶다.

요즘 저축은행 비리사건으로 나라가 온통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대통령의 친형을 비롯한 측근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구속되는가 하면 비리연루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그렇다. 반세기 동안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이 시끄럽게 살아왔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비자금사건과 그 뒤를 이어 극명하게 드러난 수많은 권력층의 비리에서부터 정치인과 관료와 재벌들의 정경유착, 그리고 힘 있는 권력자들의 압력으로 편의를 봐주는 부패가 근절되지 않고 답습되고 있는 것을 보면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지금 저축은행 비리에 대해 정계와 관계 그리고 저축은행 사이에 어떤 형태의 검은 커넥션이 있었는지는 좀 더 검찰의 수사과정과 재판을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누구라도 서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한푼두푼 모아 저축한 돈을 자신의 쌈짓돈처럼 권력자들에게 뇌물로 사용해서야 되겠는가.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해주고 그 돈을 뇌물로 챙긴 사람이나 그 돈을 자기 돈처럼 흥청망청 써버린 사람들이 결코 돈이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알도록 엄한 벌로 다스려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에서부터 중앙 각 부처 고급공무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공직자와 정치인들까지 권력을 잡은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었다는 저축은행 부정부패 비리사건을 과연 검찰이 속 시원하게 쉽게 해결할 수 있을까. 검찰조사나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오기 전에 단정할 수 없지만 거론되는 인물들을 보면 거의가 돈과 권력만 있으면 겁날 게 없다고 큰소리치며 세상을 주물러온 사람들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마지막 퇴로라도 찾으려는 듯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것이다.

나무꾼이 도둑질을 하면 밥 한 그릇이지만 원님이 도둑질을 하면 고을을 훔치고 임금이 도둑질을 하면 나라를 통째로 먹는다. 나무꾼은 배가 고파 도둑질을 했으니 하늘이 용서하지만 원님이나 임금님이 도둑질을 하면 하늘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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