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을 비롯해 인천지역 군수·구청장 및 시·군·구의회 의원들의 해외여행 횟수와 비용이 공개돼 시민들이 그 규모에 놀라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천시가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00년부터 올 6월 말까지 2년6개월간 시장을 비롯한 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모두 9억여원을 써가면서 총 85회에 걸친 해외나들이에 나섰다는 것이다. 사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의 해외출장, 또는 국외여행은 모두 명분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단체장의 경우 자매도시나 우호도시의 단체장 초청을 거절할 수 없는 실정이며 지역 경제인들의 해외시장개척단 단장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지방의원들은 시민의 대변자로 집행부의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키 위해 선진의회를 견학해야 하며 무엇보다 견문을 넓혀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또 시민들의 혈세랄 수 있는 이들의 여행경비 정산 역시 비교적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해외출장이나 여행이 결정되면 여행 목적에 따른 일정이 수립되고 규정이 정한대로의 항공비용과 숙박비, 식대 등이 계산돼 사전 결재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이들의 해외나들이 목적만 갖고 따져봐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하나 둘이 아니라고 한다. 지역내 중소수출업체가 별로 없는 단체장들이 중국, 홍콩, 태국 등지를 일주일 이상 다녀오면서 2천∼4천만원 이상씩 사용하는가 하면 미국, 캐나다 자치단체와 교류방안을 모색한다며 4천만원을 썼다니 제대로 납득되질 않는 것이다. 모 단체장은 같은해 두 번이나 양궁선수단 격려차 중국을 다녀왔으며 장기근속 공무원 공로연수에 따라나선 단체장도 있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 시·군·구의회의 경우 의원 전체가 단체로 미주나 유럽여행을 다녀오는 구태를 벗어나긴 했으나 아직도 5천여만원을 들여 12일간 유럽여행을 다녀온 의원들도 있다고 하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 여행사가 주관하는 경비도 제 각각이어서 의심이 간다고 하겠다. 어떤 단체장은 5번이나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3천여만원만 쓴 반면 다른 구청장 2명은 단 3번 나가는데 공식 경비만 7천∼8천만원을 써 비교가 되고 있다. 물론 대상국가와 목적, 일정에 따른 차이여서 당연하다고 보여지지만 성과 등을 감안해볼 때 타당한 것인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다녀오면 그만이라는 배짱이 사라지도록 시장개척 성과를 끝까지 추적하는 등의 혈세낭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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