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지난 대통령선거 때 우리는 꼭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747공약’을 내세우고 이념의 갈등을 넘어 실용적 가치로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대통령을 선택했다. 경제를 살리고. 제발 편 가르기 안 하고 실용정신으로 통합의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집권 초기부터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금융자본의 연쇄적 붕괴로 호언장담하던 경제 살리기가 위기를 맞아 오히려 경제가 나빠지고 있고 정치판도 과거에 비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국민의 신뢰도가 무너지고 인기가 떨어진 가운데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선거일이 불과 4개월도 안 남았다.

용(龍)은 불(火)과 물(水)을 다스리고 바람(風)을 막아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용을 숭상한다는 옛말이 있다. 한마디로 용은 모든 재앙을 막아주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잘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해 용을 임금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선거 때 대통령후보들을 용으로 비유하며 진짜 용을 찾아 대통령으로 뽑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과거 우리는 민주적이고, 청렴하고, 깨끗하고, 유능하고, 박식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고 그때마다 자랑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과거의 선택이 잘못 되었다고 후회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그때 선택된 대통령들이 국민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안겨주었기에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10명의 대통령이 이 나라를 이끌어왔고 이끌어 가고 있지만 한마디로 우리는 선거 때마다 재앙(災殃)을 막아줄 진짜 용을 찾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이 국민의 존경과 국가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냉소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정치의 선진화를 위해 대통령은 성품이 존경스러워야 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알고 부드러우면서 과단성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국제정치 흐름에 밝아야 하고 통일문제에 깊은 안목이 있어야 하며 경제발전에 대한 식견은 탁월한 사람이라고 대통령을 뽑았다.

하지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한 세 분은 중도 하야를 했고, ‘우리 모두 잘살아 보세’를 외쳤던 대통령 한 분은 부하의 흉탄에 숨을 거뒀으며, 다른 두 사람의 대통령은 본인들이 감옥을 다녀왔고, 또 두 사람의 대통령은 자식들을 감옥에 보냈으며, 직전 한 사람의 대통령은 “누구도 원망마라 모든 게 운명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현직 대통령은 친형을 비리로 구속시킨 대통령으로서 이름을 남겨야 했다.

우리 국민이 대통령 복이 없는 것인지, 전직 대통령들이 복이 없는 분들인지는 몰라도 앞으로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대통령을 뽑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이제 이 시대가 바라는 대통령은 특별한 영웅이나 투쟁가보다는 국민 모두의 의견을 조화시켜 민족의 힘을 용출해낼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 그리고 부패로 얼룩지지 않고 친인척을 엄정하게 관리할 수 있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훌륭한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는 조직과 바람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국민이 먼저 되어야 하고 국민들이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냉소적 자세를 버리고 냉철해야 한다. 권력 지향적이거나 정당의 이해관계에 얽혀 편협적인 시각에 치우치려는 풍토를 과감히 혁파하고 국민들이 합의된 의지를 모아줘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 위에 권력이 군림하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권력자나 공직자들이 봉사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납세자들을 고객처럼 받들고 그들이 낸 세금 한푼한푼 쓸 때마다 거기에 서린 국민의 땀과 희생에 대한 외경심을 갖는 대통령을 찾아야 한다.

이제 부패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훌륭한 대통령을 선택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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