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연소로 우승해 주목받는 '신예 골프 스타' 리디아 고(15·한국이름 고보경)가 31일 부모님과 가족의 고향인 제주도에 금의환향했다.

   이날 제주시 연동 더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디아 고는 "제주의 딸로서 지금 제주에 온 이 순간이 정말 영광스럽다. 제주의 반가운 가족들을 만나니 집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언니들은 제주에서 태어났고 부모님도 제주도 분인 만큼 저도 제주사람의 피가 흐르고 있다"며 자신을 응원해주는 제주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의 부모는 제주시 조천읍 출신이다.

   캐나다여자오픈 우승을 결정한 퍼팅 당시 심경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편하게 했다"며 "마지막 퍼팅이 딱 들어가니 기분이 정말 좋았고 세계 최고 선수들이 참가한 자리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고 답했다.

   어린 나이에 좋은 성적을 낸 비결에 대해서는 "연이어 우승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평소 아버지가 훈련시키는 대로 따라갈 뿐이며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라는 점을 평소 생각하지 않고 큰 시합이든 작은 시합이든 긴장하고 열심히 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여자오픈 우승 2주 전인 지난 13일 US여자아마골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여섯 살 때인 2003년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로 떠났음에도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냈다. 그는 "한국말 교육을 따로 받진 않았으나 영어를 전혀 못하는 아버지와 의사소통하기 위해 한국어를 쓴다"며 웃었다. 훈련은 일주일에 30∼35시간 정도 하는데 아버지가 직접 관리해준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 5살 때도 산낙지를 먹었고 지금도 좋아하는데 뉴질랜드에는 산낙지가 없으니 이번에 많이 먹고 가야겠다"며 제주에서 먹고 싶은 음식으로 산낙지와 전복죽을 꼽았다.

   좋아하는 골프 선수로는 미셸 위를 들었다. 그는 "미셸 위는 왼손잡이인데도 공을 똑바로 치는 게 신기하고,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전해들었다"며 미셸 위가 졸업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하고 싶다고 밝혔다.

   리디아 고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US오픈 우승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프로 전향 전까지 아마추어 1위 랭킹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18세에 프로가 될 수 있는 만큼 그때까지 뉴질랜드에서 지금 다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대학교에 다니다가 프로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 지난해 9월 나비스타 클래식에서 16세의 나이로 정상에 오른 알렉시스 톰슨(미국)의 LPGA 투어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갈아치웠다.

   리디아 고는 오후에는 제주도청을 방문, 우근민 지사를 면담하며, 사흘간 제주에 머무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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