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4·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코스(파71·6천384야드)에서 열린 대회 5일째 폴라 크리머(미국)와의 연장전에서 승리했다.

 전날 16언더파 268타로 크리머와 동타를 이뤄 연장에 돌입한 신지애는 18번홀(파4)에서 계속 열린 연장 8개 홀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이날 9차 연장부터 경기를 재개했다.

 405야드 16번홀(파4)에서 열린 9번째 연장에서 신지애는 파를 지켜 보기에 그친 크리머를 제치고 우승상금 19만5천 달러(약 2억2천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신지애는 2010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 이후 1년 10개월 만에 LPGA투어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LPGA 투어 통산 9승을 수확해 한국 선수로서는 25승을 올린 박세리(35·KDB금융그룹) 다음으로 많은 승수를 기록했다.

 올해 LPGA 투어 19개 대회 가운데 4월 나비스코 챔피언십 유선영(26·정관장), 7월 US오픈 최나연(25·SK텔레콤), 에비앙 마스터스 박인비(24), 8월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 유소연(22·한화), 캐나다오픈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에 이어 한국(계) 선수의 6번째 우승이다.

 전날 해가 질 때까지 겨뤄도 나지 않던 승부는 현지시간으로 10일 오전 9시에 재개돼 20분 만에 끝났다.

 나란히 두 타 만에 공을 그린 위에 올린 둘은 결국 퍼트에서 승부가 갈렸다.

 먼저 10m 정도 거리에서 시도한 크리머의 버디 퍼트가 홀 오른쪽을 살짝 비껴갔고 홀과 4m 정도 떨어져 있던 신지애의 공 역시 오른쪽으로 휘었다. 그러나 신지애의 공은 홀에서 약 50㎝ 정도에 붙어 있었지만 크리머는 2m 정도 거리에서 파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크리머의 파 퍼트는 홀 오른쪽을 살짝 스쳐 지나갔고 승기를 잡은 신지애는 침착하게 파 퍼트에 성공해 81번째 홀에서 자신의 9번째 투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금까지 LPGA 투어 사상 서든데스 방식의 최장 연장전은 1972년 코퍼스 크리스티 시비탄 오픈에서 나온 10차전이다. 이 대회에서 조 앤 프렌티스가 연장 10번째 홀에서 샌드라 파머, 케이시 위트워스를 꺾고 우승했다.

 하지만 2명이 치른 서든데스 방식 연장전의 최장 기록은 이번에 신지애와 크리머가 다시 썼다. 종전 기록은 2004년 다케후지 클래식에서 크리스티 커(미국)가 한국의 전설안을 연장 7번째 홀에서 물리친 것이었다.

 2008년 LPGA 투어 비회원으로 브리티시오픈 등 3승을 쓸어담아 세계 여자 골프계의 샛별로 떠오른 신지애는 2009년 L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데뷔해서도 3승을 보태며 승승장구했다.

 2010년 2승을 더한 신지애는 그러나 지난해 허리 부상, 올해는 손 수술 등으로 고생하며 한동안 세계 정상권에서 멀어졌다. 1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도 13위까지 밀려났고 LPGA 투어 이번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13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신지애는 자신이 4년 전 처음으로 세계 무대를 제패했던 브리티시오픈을 앞두고 다시 세계 톱랭커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신지애는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정말 힘든 우승이었다”며 “결과가 좋아 정말 기쁘고 우승을 기다리신 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72홀 정규라운드에서는 재미교포 대니얼 강(19)과 카린 이셰르(프랑스)가 공동 3위(14언더파 270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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