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4·미래에셋)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완벽한 재기를 알렸다.

 신지애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로열 리버풀 링크스(파72·6천65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4라운드를 잇따라 치르는 강행군 속에 리드를 끝까지 지켜 우승을 차지했다.

 강한 비바람 속에서 펼쳐진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고 4라운드에서 1타를 잃은 신지애는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내 2위 박인비(24·이븐파 288타)를 무려 9타 차로 따돌렸다.

 이번 대회 합계 점수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선수는 신지애가 유일하다.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 4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선 신지애는 상금 41만8천825달러를 받았다.

 지난주 9차 연장전 끝에 우승한 킹스밀 챔피언십에 이어 또 우승컵을 차지한 신지애는 각종 부상으로 2년 가까이 우승을 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내고 LPGA 투어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 4타 차 단독 선두였던 신지애는 3라운드에서 타수를 많이 줄이지 못해 베테랑 카리 웹(호주)에게 추격당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38승을 올린 웹은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신지애와의 격차를 3타로 좁혔다. 하지만 4라운드에 들어선 웹은 1번홀(파4)에서 더블보기, 2번·3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는 난조를 보여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신지애도 1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했지만 다른 선수들도 줄줄이 타수를 잃었다.

 1번홀 이후 4개 홀에서 파를 지킨 신지애는 6번홀(파3)에서 4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서 2위 그룹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신지애는 7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였지만 더욱 거세진 비바람에 밀려 8번홀과 11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를 하고 말았다. 하지만 파3홀인 13번과 15번홀에서 정교한 퍼트로 1타씩을 줄여 2위 그룹과의 격차를 9타 차로 벌렸다.

 16번홀(파5)에서는 깊은 항아리 벙커에서 친 샷을 홀 50㎝에 붙여 버디를 낚는 묘기를 보여 주기도 했다.

 495야드나 되는 17번홀(파4)에서는 파퍼트를 넣지 못해 1타를 잃었지만 18번홀(파5)에서는 어프로치 샷을 홀 가까이 붙여 가볍게 파로 마무리했다.

 신지애는 “지난주 1박 2일 연장전을 펼친 뒤라 체력적 부담이 컸는데 큰 성과를 거둬서 정말 기쁘다”며 “게임을 즐기려고 노력하면서 한 샷, 한 샷 집중한 게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한국여자골프군단은 이번 시즌 4대 메이저 대회 중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유선영), US여자오픈(최나연),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3개의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여자골프가 한 시즌에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것은 처음이다.

 나머지 한 개의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은 펑샨샨(중국)이 우승해 아시아  선수가 올 시즌 메이저 대회를 석권했다.

 신지애와 동반 플레이를 한 박인비는 18번홀(파5)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가 홀에 들어가 폴라 크리머(미국)를 3위(1오버파 289타)로 밀어내고 단독 2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LPGA 투어 상금랭킹 1위(142만 달러)를 지켰다.

 유소연(22·한화)은 3오버파 291타를 쳐 웹과 함께 공동 5위, 김인경(24·하나금융그룹)과 최운정(22·볼빅)은 공동 10위(7오버파 295타)로 대회를 마쳤다.

 기대를 모았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5)는 공동 17위(9오버파 297타)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한편, 3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을 노렸던 세계랭킹 1위 청야니(타이완)는 공동 26위(11오버파 299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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