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제발 이번 추석명절에는 조상님들이 돌봐줘 가난한 사람들도 잘사는 세상이 되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못 가진 사람들만 허리띠를 졸라매며 살아야 하는가? 이들은 밤낮을 땀흘려 일해도 먹고살기 힘들지만 내가 못산다고 사회를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도 않는 순박한 사람들이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 이 말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 내놓은 공약이고 ‘꼭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이 말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이다. 당시 국민들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후보를 압도적으로 선택했지만 경제가 좋아지지 않은 가운데 앞으로 80여 일 지나면 새로운 대통령을 또 뽑아야 한다. 전임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해서인지는 모르지만 대통령 후보들은 너도나도 경제를 살리기 위한 수많은 정책들을 쏟아 내놓고 있다. 그런데 경제를 살린다는 정책이나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정책공약을 발표해도 국민들의 얼굴이 밝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영세민들은 출퇴근할 때 생계걱정해야 하고 이사철이 돌아오면 전세금 마련 걱정 때문에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뿐이 아니라 태풍으로 집과 재산을 잃어버린 수재민들이 수해복구로 지쳐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조상을 숭배하는 추석명절이 찾아오고 있다.
하지만 가난한 이들은 고향을 찾아갈 교통비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 드릴 선물구입비 등이 없어 고향 찾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한순간 재산을 날려버린 수재민들은 즐거워야 할 추석명절을 우울하게 보내야 할 판이다. 이런 가운데 불로소득으로 졸부가 된 사람들과 부유층 사업가들은 사치성 소비 형태를 부추기고 있다. 사회적 귀감이 되어야 할 특권층 사람들이 고가의 추석선물과 과소비 등으로 추석명절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것은 조상을 숭배하는 명절을 맞아 작은 소득으로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슬프게 하는 것이다.
물론 추석이나 명절 때가 되면 평소 도와주신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들고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 것은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고유 미풍양속이다. 그러나 백화점에서는 값비싼 고가의 선물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것은 작은 성의 표시가 아니라 뇌물이라고 봐야 하며 사치성 과소비를 부추기는 행위로 지탄받아야 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권력유착 실세연류의혹 등 권력형 비리가 또다시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자기들의 생존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존문제를 깊게 고민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이 국민의 절규는 아랑곳 하지 않고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모으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듯 보인다. 지난날을 보면 정치인은 뇌물을 받았어도 대가성 없는 정치후원금으로 치부했고 권력자들은 청탁과 관계없는 떡값이라는 항변으로 서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했다. 이번 추석에도 고액선물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작은 성의 표시가 아니라 분명 뇌물이라고 봐야 하며 사치성 과소비를 부추기는 행위로 봐야 한다.
옛날에는 추석이나 명절 때가 되면 정부나 사회단체에서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은 물론 추석명절을 검소하게 보내자는 캠페인도 하더니 근래 와서는 이런 캠페인 한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하기야 캠페인한다고 떠들어봐야 지킬 사람도 없는데 왜 하겠는가? 이젠 가진 사람끼리 주고받는 선물보다는 가난한 이웃과 소외된 저소득층. 소년소녀가장. 양로원 노인어른들 그리고 태풍으로 집과 재산을 날려버린 수재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선물을 보내자.
작은 회사 종업원이지만 일거리가 많아 회사에 계속 다니며 열심히 일할 수 있고. 한 달에 한두 번씩 가족들과 어울려 돼지고기라도 먹을 수 있고. 주말에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영세기업체 종업원의 말을 정부 관료나 정치인들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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