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경제자유구역(경제특구)이 들어서게 됐다. 인천의 송도와 영종도, 청라지구 등 3개 지역 6천여만평이 개방경제의 전초기지인 경제특구로 처음 지정됐기 때문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마산 등이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한 적이 있지만 한단계 더 나아간 경제특구도 우리의 경제를 선진대열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경제특구는 투자기업에 대해 관세와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해 주는 자유무역 지대와 비슷한 성격이나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 살아가는데 에도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학교, 병원 등 외국인용 복지시설은 물론, 문화시설 등 각종 인프라를 설치해 주는 지역이다. 다시말해 자유무역지대는 교역, 생산, 투자 등 경제활동 위주의 지역인에 비해 경제특구는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 복지 등 포괄적 성격의 지역인 것이다. 한마디로 외국인들이 자본과 기술을 갖고 들어와 사업을 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해 줄테니 아무염려 하지 말고 들어와서 기업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도권 공장총량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적용 배제와 같은 각종 규제조치는 물론, 노동조건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져 월차 및 생리휴가가 폐지되고 근로자 파견 업종이 확대되는 등 여러분야에서 국내기업과 차별화 할 수밖에 없도록 돼있다.
 
우리는 노동계나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처럼 다국적기업에 혜택을 주는 경제특구를 지정한 것은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데 동의한다. 우리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한 중국은 지난 79년부터 선전 등 5개 지역에 경제특구를 설치해 성공을 거뒀고 88년에는 최남단 하이난섬 전체를 특구로 지정했는가 하면 지금은 상하이 푸동지구를 핵심으로 하는 특구를 적극 개발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특구지정은 선진기술 습득과 고용증대 효과는 물론,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 국제적 기준의 조기 도입에도 기여할 것이고 한반도의 리스크 제거에도 한몫 단단히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경제특구를 지정하는 것으로 특구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재원조달 등 각종 실천방안이 구체적으로 입안돼 차질없이 집행돼야 하고 국내기업들의 차별에 대한 반발을 무마할수 있는 적절한 대안도 제시돼야 한다. 전 세계가 투자유치에 혈안이 돼 있는 이때 경쟁국들 보다 한발 앞서 고지를 선점해 나가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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