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중앙교섭을 통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키로 한데 이어 현대차 노사도 다음달 1일부터 주5일 근무제를 실시키로 합의했다. 이제 좋든 싫든 주5일 근무제가 우리산업현장에서 대세를 이뤄가는 느낌이다. 그것도 근로자의 기득권이 저하되지 않는 조건으로 실시하기로 해 사측은 경영에 적지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재계는 주5일제 조기실시가 당장의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이라면 현대차가 노조의 경영참여를 수용한 부분은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주요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사회를 개최할 때는 노조에 사전통보를 하고 신차종을 개발할 때는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하며 사업확장과 공장이전 때는 90일 전에 노조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이 그것이다. 그러나 법제화 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경제현황, 기업의 국제경쟁력, 전반적인 국제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관련법을 보수적인 내용으로 마련하는게 바람직하다. 주5일제는 두 말 할 필요없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근로자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의 일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수 밖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온 것과 똑같은 식으로 한다면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노임 부담이 늘어나 기업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기업 뿐 아니라 다른 분야 구성원들 역시 이제까지의 방식대로 할 경우 곳곳의 경쟁력이 떨어져 결국 국가경쟁력 약화를 초래할수 밖에 없다. 그래서 주5일제를 계기로 생산성 향상 논의가 더욱 활발해 질수 밖에 없는 것이고 경쟁력 강화방안이 더욱 빈도 높게 들먹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주5일제 도입을 놓고 벌어지는 논쟁은 생산성 향상이나 경쟁력 강화와는 거리가 먼 양상을 띠고 있다. 하루라도 더 놀고 한푼이라도 더 받아야 겠다는 집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예로 현대차 근로자의 쉬는 날은 160일 이상으로 세계최고 수준이 됐다고 한다. 생리휴가가 있는 여성근로자는 더 많다. 많아야 150일을 못넘기는 유럽 선진국보다도 더 많이 놀게 됐다. 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연월차 휴가를 조정하지 않은 결과로 볼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감소도 없기로 했다. 다른 노조들이라고 부러워만 하고 있을리가 없다. 산업자원부가 부랴부랴 사측의 대항권 보장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사측이 그런 제도만으로 제대로 대항하기란 여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생산성 향상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대할수 있을까. 이러다간 곳곳에서 기업들이 문을 닫고 주무일(週無日)근무제로 들어가는 근로자가 속출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아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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