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차이나타운의 신화를 이룬 그가 돌아왔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시 중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김홍섭(63)씨가 민선 제7대 인천시 중구청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당선으로 그는 중구 최초의 3선 구청장이 됐다. 지난 민선2·3기 구청장을 지내면서 쌓은 경륜과 그동안 휴식기를 거치면서 쌓인 내공을 3선 구청장으로 쏟아 부을 태세다. 침체된 원도심으로 대표되는 중구에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중구 탄생이 예고되는 시점에서 김 구청장을 본보가 지난 26일 만나봤다.

   
 
# COME BACK, 차이나타운 신화
인천차이나타운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99’에 포함되면서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명성에 김홍섭 인천시 중구청장을 빼놓을 수 없다. 김 구청장이 재직한 2000년 당시 차이나타운은 중국음식점 몇 군데와 낙후된 거리풍경을 유지한 채 명맥만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차이나타운을 개발하기 위해 관광개발과를 신설하고 각국에 있는 차이나타운을 벤치마킹하면서 지역 특성에 맞게 사업을 구상했다. 그는 이후 ▶중국풍 거리 조성 ▶북성동 주민센터 리모델링 ▶한중문화관 건립 ▶중국풍물상가 건립 ▶삼국지벽화거리 조성사업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 현재의 차이나타운을 이뤄냈다.

하지만 차이나타운 건립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개항기의 문화재가 많은 중구는 각종 규제로 인해 힘든 상황에 시시때때로 봉착했다. 게다가 관광지로 발전할 확신이 없는 실정에서 많은 돈을 들여 선뜻 나설 주민 또한 없어 표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구청장은 주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이를 이뤄냈다.

김 구청장은 차이나타운 건설 과정에 대해 “많은 주민이 반대했지만 끊임없이 만나 설득했다”며 “제일 낙후된 곳을 중심으로 작업에 들어가면서 현재 인천차이나타운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 중구, 관광도시로 부활 예고
“중구를 문화와 예술, 관광이 융합하는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겠습니다. 지역별 특성에 맞게 살거리·볼거리·먹을거리 등을 조성해 중국 교류의 중심지로 거듭나 관광 부흥의 시대를 열도록 할 것입니다.”
김 구청장은 당선된 후 가장 우선으로 추진할 역점사업에 인천시 중구를 관광·문화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은 외화가득률이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생산설비 없이도 수입이 기대되는 산업으로 알려졌다. 김 구청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으로 일자리와 피폐해진 중구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공약은 그이기에 실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인천차이나타운을 지금의 관광명소로 만든 저력과 그의 지역 발전에 대한 열정을 보면 충분하다.

게다가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여건까지 갖췄다. 중구에는 한국의 개항역사와 서구의 문화적 자취가 공존하고 있어 잠재력은 무한하다. 지역에 갖춰진 천혜의 요건을 충분히 활용하면 중구를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 관광도시 중구, 인천의 성장 동력
김 구청장은 13억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차이나타운 1차 개발사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그는 기존에 만들어 놓은 차이나타운을 디딤돌로 해 새로운 차이나타운을 준비하고 있다. 마침 중구도 준비를 마쳐놨다. ‘차이나타운 지역특화발전특구 건설’에 대한 용역사업도 완료되면서 이젠 추진력을 갖고 이끌어 갈 선장만 탑승하면 된다. 그 선장에는 우연히도 차이나타운을 만든 김 구청장이 선택됐다. 차이나타운 지역특화발전특구 진흥계획이 순풍을 맞아 목적지까지 순항을 전망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월미관광특구 진흥 5개년 종합계획’ 역시 지난해 3월 완료하면서 중구를 관광특구도시로 발전시킬 또 다른 동력으로 잠재돼 있다.

   
 
김 구청장은 “관광특화도시를 위한 1차 건설에 이어 2차 건설까지 해내겠다”며 “많은 중국인이 올 수 있도록 송도 신항으로 여객터미널이 이전하기 전까지 중국 항로를 얼마나 더 개설할 수 있는지 용역을 통해 파악하겠다”고 설명했다.

# 관광특성교육으로 젊은 도시 구상
“원도심권에 특성화고 육성으로 젊은 층이 중구로 이사오도록 해야 한다. 관광특성화고와 국내 대학교 예술학부 유치를 시작으로 젊은 도시 중구로 만들겠다.”
김 구청장의 또 다른 공약이다. 현재 중구는 인천과학고·국제고·영종하늘고·국제물류고 등 학력 수준이 높은 특목고와 특성화고가 들어서 있다. 문제는 이들 학교가 대부분 인천 영종에 편중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원도심에 있는 학교들은 중구를 등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학생을 둔 젊은 층이 유입되지 않고 송도와 청라 등 신개발지로 중구 구민이 떠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구청장은 팔을 걷어붙였다. 원도심에 젊은 층이 오갈 수 있는 대학 유치와 특성화교육을 통해 균형있는 지역 발전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우선 중국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산학교처럼 외국어 특성화 학교를 육성키로 한다는 구상이다. 교육기관과 협의해 인천여상이나 중앙여상 등에 호텔 및 관광학과 신설을 통해 관광과 관련한 지역 인재를 양성키로 했다. 이들에게 지역 안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중구를 다시 ‘젊음의 도시’로 부활시킨다는 전략이다.
 
# 중구, 물류도시로 준비
“신흥동 일대에 주택을 짓는 것이 아닌, 무역타운으로 개발해 중구를 중국 경제 교류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인천항을 중심으로 중구에는 100여 곳에 달하는 무역회사가 있다. 이들 일부는 중국 소규모 무역상을 대상으로 하는 무역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을 중구를 중심으로 활성화할 계획을 김 구청장은 밝힌다. 많은 중국 상인이 인천을 통해 들어오지만 모든 경제활동은 서울 동대문시장 등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해 인천 중구 원도심 개발을 주택을 짓는 재개발이 아닌 무역타운으로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인천항에 대한 중국 항로 개설이 우선시 돼야 하는 사업으로, 이 또한 관광도시 중구에서 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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