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포부 위드파파 김종태 대표

   
 

3일로 육아용품 전문기업을 창업한 지 꼭 1년을 맞이하는 김종태 위드파파㈜ 대표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자신의 제품을 살펴보느라 여념이 없다.

서울에서 잘나가던 IT업체를 운영하면서 한 디자인대학 겸임교수까지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던 김 대표는 약 5년 전 모든 일을 그만두게 되는 시련을 맞았다. 더구나 당시 아내가 학업 중인 상황이어서 가사활동은 그의 몫이 됐다.

그때쯤 태어난 딸아이를 돌보는 육아활동까지 맡게 된 그는 힘든 시기였지만 오히려 창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큰 선택의 기로였던 것 같습니다. 특별한 수입 없이 프리랜서나 단기 계약직 일을 하면서 안정적인 생활의 유혹과 꿈이라는 이상 사이에서 고민이 컸었죠.”
딸아이의 육아를 전담하면서, 남성인 그가 겪게 된 어려움은 바로 아이 기저귀 갈아주기였다. “이리저리 몸부림치는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가사활동을 해 본 어머니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바로 거기에 답이 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어느 날 딸아이가 물건을 잡고 서 있는 상태에서 입고 있던 기저귀를 갈아줬더니 몸이 너무 수월했다. ‘아,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바로 창업 가능성을 탐색해 봤다. 국내 육아 커뮤니티는 말할 것도 없고 해외 유명 육아사이트까지 검색하면서 모든 어머니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해외 유명 기저귀 회사 사이트에도 기저귀 갈아주기가 힘들어 좋은 방법이 없느냐는 어머니들의 문의가 이어졌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을 보고 바로 제품을 구상했죠.”
그가 구상한 제품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아이를 아빠가 부드럽게 안아주는 듯한 형상으로 아이가 잡고 서 있을 수 있도록 돼 있고, 아이의 성장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레버식 클립을 달았다. 또 아랫부분은 기저귀의 폭만큼 다리를 벌릴 수 있도록 고려했으며, 샤위기를 통해 물로 씻어낼 수 있도록 미끄럼 방지홈을 사용했다.

이 제품은 2012년 한 해 동안 각종 경진대회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아직 양산화 시점이 아님에도 미국과 독일·일본의 유명 육아용품 회사와 유통계약을 맺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 국내 업계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또한 이 같은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놓을 수 있는 인천지역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천지역은 제조업은 물론 창업을 할 수 있는 많은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곳이다”라며 “우리의 가능성과 꿈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인천에서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올해부터 제품 양산에 나서 연 9만 대 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는 큰 포부를 밝히며, “아이를 위해 헌신과 사명감, 희생정신으로 살아가는 아빠·엄마의 마음을 담은 제품을 만들어 새로운 세계 시장 개척의 모범사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광범 기자 ykb@kihoilbo.co.kr


 

 #인생 진로 차근차근 설계 조은샘 학생

 인천시 계양구에 거주하는 조은샘(25·여)씨는 추운 겨울 날씨가 남의 일같지 않다.

대학 선택 당시 본인의 관심사와는 달리 대학 입학 전략에 따라 인하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조 씨는 오는 2월, 20대 청춘의 절반을 보낸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어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모집인원을 많이 뽑는 학과를 선택해야 했거든요. 원래 어문계열 학과에서 공부하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래도 대학에 입학하겠다는 뜻이 더 컸던거죠.”
지난 2010년 처음으로 휴학원서를 제출한 그녀는 이른바 ‘청년실업’이 남의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기억한다.
그녀 역시 휴학 후 학교 내에서 모집하는 해외인턴 모집에 응시하고 토익시험 준비에 나섰다. 또한 교내·외에서 또래 청년들과 함께 취업을 위한 스터디를 준비하거나 주요 포털에서 운영하는 취업 관련 사이트를 전전하는 등 이른바 ‘스펙 쌓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졸업을 앞두고 최근 70여 곳의 기업에 서류 접수를 했지만 결국 최종 합격하지 못했다는 그녀는 무엇보다 자괴감이 제일 힘들었다고 한다.

“(탈락의)화살을 회사에 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비관적인 생각까지 들었다”는 조 씨는 “올해부터는 졸업생의 신분이라 더욱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녀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는 그녀는 준비과정에서 가장 답답한 점을 자기소개서 작성으로 꼽았다.

조 씨는 “나의 장점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자소서 쓰기가 가장 고민이다”라며 “인터넷에 보면 자신의 자소서를 공개하는 조건으로 첨삭해 주는 곳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취업 준비 과정을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한다.

이어 일할 곳이 많지 않은 인천의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실제 스터디 등 인천지역에서 함께 취업 준비해 온 이들이 대부분 서울이나 경기도 등 타 지역으로 발걸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녀는 “대부분 회사들의 본사는 서울권에 있는데다 학교나 지역에서 안내하는 취업 정보에도 인천보다는 서울이나 경기권이 더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인천에서도 사회인으로서 제대로 된 직장을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기뻐야 하는데 기쁘지가 않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그녀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현실적인 취업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끝으로 그녀는 “이제 졸업하고 사회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나 자신을 준비해 가겠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양광범 기자 ykb@kihoilbo.co.kr
정회진 인턴기자 jhj@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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