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강사 김선희 씨

   
 
“우연히 시작한 한자 공부가 제 인생을 바꿔 놓을 거라고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죠. 지금은 저처럼 강사가 되고 싶어 하는 주부들의 꿈까지 돕고 있으니 더없이 뿌듯합니다.”
이제는 베테랑 한자강사인 김선희(48)씨는 8년 전만 해도 아이 둘을 키우고 남편 내조하는 데 일상을 보내던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하지만 결혼 전 짧았던 사회생활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그녀는 두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운동과 어학, 수화봉사까지 자기 발전을 위한 일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자라 시간이 남으니 자기계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역 여성회관에서 영어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며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계속 고민했었다”고 옛일을 떠올렸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하고 결혼 전 여행사에 근무했던 그녀는 한자에 흥미를 보인 큰아이 덕에 접한 한자 공부에 무섭게 빠져들었다. 3급 도전으로 시작했지만 1년 뒤에는 국가공인 한자급수 중 최상위 등급인 ‘사범’급까지 손에 쥐었다.
김 씨는 “공부에 자신이 붙으니 ‘가르쳐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며 “운 좋게도 사범시험 합격 직후 한자교육진흥회를 통해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의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발을 들인 한자강사 생활은 이후 8년여간 지속됐다. 현재는 인천서부여성회관·서구문화원·여성의광장 성인강좌를 비롯해 지역 대형 마트에서 진행하는 학생 대상 한자 강의도 2건이나 맡는 등 일주일이 짧은 그녀다.
김 씨는 “강의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단순히 내 힘으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공부할 책을 사 보는 것이 만족스러웠다”며 “지금은 내게서 배우는 주부·학생들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 가르치는 입장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또 자신처럼 직업(재취업)을 통한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주부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씨는 “많은 주부들이 육아 후 재취업에 나서지만 실상 특별한 기술과 배움이 없다면 단순노동직을 얻는 데 그치는 것이 현실”이라며 “경력 단절로 인한 취업의 막막함을 전문자격증 취득으로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기에 한자강사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공부에 흥미가 있고 배워서 가르치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자기만족·보수 부분에서 주부가 도전하기에 좋은 직업”이라며 “제게서 배우는 많은 수강생들도 강사를 꿈꾸지만 관건은 쉼 없는 공부 등 꾸준한 노력”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어 시작한 일이 이제는 강사가 되려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며 “앞으로는 어린아이부터 노년을 아우르는 학문인 ‘한자’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수녀 기자 circus22@kihoilbo.co.kr


 

 #성남다문화가정지원센터 한국어강사 이충미 씨

“새해에는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따서 전문성을 높이고 싶어요.”

   
 

아이를 키우다가 지난해 7월 성남다문화가정지원센터 한국어강사로 재취업한 이충미(39·여·용인시 기흥구)씨의 새해 소망은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따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 한국어·한국문화를 더 잘 가르쳐 주는 것이다.

이 씨는 “재취업을 하며 제2의 인생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어렵게 적응하고 있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게 우리말과 글을 가르쳐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1999년 결혼 후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두고 홍익대학교 국어교육과에 입학해 교사의 꿈을 가꿨지만, 임용고시에 3차례나 떨어져 한때 방황을 했었다. 2004년에는 아이를 가져 육아 부담이 커졌고, 교사 준비도 뜻대로 되지 않아 이후 가정주부의 생활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를 통해 육아 후 재취업한 여성들의 성공사례를 접하고 재취업에 대한 관심을 다시 갖게 됐다. 이어 같은 해 3월 자녀 김소린(9·여)양이 다니는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책 정리 봉사활동을 하며 육아 후 재취업한 사서를 만나 이전에 꿈꿨던 교사생활을 상기할 수 있었다.

이 씨는 사서의 역동적인 활동에서 재취업의 용기를 얻었고 지난해 5월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를 통해 성남다문화가정지원센터 한국어강사 직을 추천받아 이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씨는 “한국어강사를 추천받고 학교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어느 날 다문화 가정 학부모를 만나 한국어강사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 나도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재취업을 한 뒤 이 씨는 일주일에 이틀씩 하루 3시간 동안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교육열정을 쏟게 됐다.

그는 이 일에서 가장 큰 보람으로 “의욕도 없고 수동적이던 은영(17·여·중국동포)이가 열심히 공부해서 최근 전액장학금을 받고 다솜학교(다문화 학생 대안 고등학교)에 다니게 된 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 씨는 직장을 다니면서 자녀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부담이 커졌다. “취업 전에는 소린이와 대화하고 놀아주는 시간이 많았는데 일을 하면서 신경을 못 쓰는 때가 생겼다. 그래서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려고 노력하지만 때때로 늦어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 씨는 현재 사회와 가정 2곳에서 모두 성공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최고의 한국어강사가 되기 위해 매일같이 한국어 교수·학습법을 연구하고 소린 양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깊이 있게 관심을 주고 있다. 아울러 올 가을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틈틈이 시험공부를 한다.

이 씨는 “어머니의 삶에서 육아는 매우 소중하지만 여성의 자아 실현을 위해 열정을 쏟는 것도 중요하다”며 “재취업을 고민할 때는 무엇이든 시작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인턴기자 ljh1105@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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