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자살사건은 1만3천여건으로 하루 평균 36명, 시간당 1.5명꼴로 자살한 셈이며 이 수치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숨진 7천여명에 비해 3천여명이나 많아 더 이상 자살을 개인의 문제만으로 치부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IMF 한파가 몰아친 지난 97년 이후 요즘처럼 자살이 집단적 사회병리 현상으로 떠오른 적은 없다. 매일 같이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자살은 여러 동기가 있지만 대부분이 경제적, 심리적 갈등을 헤어나지 못해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문제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비해 더 많은 자살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며 이런 현상은 일종의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매스컴에 하루도 빠짐없이 자살사건이 보도되는가 하면 인터넷 상에는 수백개의 자살사이트가 올라와 있다. 자살관련 보도나 인터넷 사이트를 너무 자주 접하다보면 우울한 기분이 전파되고 이런 기분은 때론 충동적인 자살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는 우리사회의 생명경시풍조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 주위에 무관심하고 오직 자신의 이해에만 몰두하는 우리 자신의 이기심도 한 몫 한다는 점에서 함께 반성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며 그렇다고 해서 문제해결 방법이 자살일 수는 없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가족과 친지 등 자신이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남기는 잘못된 행동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해결방법이 없다고 판단될 때인 만큼 이를 막기 위해서는 주위의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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