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인도네시아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등지의 산불이 한달 이상 계속되면서 발생한 유독가스로 인해 주민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고있다고 현지 관리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중부 칼리만탄 주도 팔랑카라야의 안드리 마누룽 대기연구소장은 25일 공기중의 일산화탄소와 먼지는 이미 한계수위를 넘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기중의 먼지 밀도는 24일 현재 1525㎎·㎥로 정상 수준인 50㎎·㎥보다 무려 30배 이상 악화했고 일산화탄소는 1966㎎·㎥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안드리 소장은 “일산화탄소를 흡입할 경우 신경계통 및 시신경을 파괴해 심장박동 이상과 현기증, 신경마비, 호흡 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외출을 삼가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오염한 공기를 과다 흡입한 주민들이 안과 및 호흡기 질환 등에 걸린 사례가 속출하면서 병원과 보건소마다 환자들로 붐비고 있으며 환자들 가운데는 어린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힘들자 오염한 물로 요리를 하거나 식수로 사용한 탓에 설사환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연무 때문에 햇볕이 차단돼 낮시간에도 전등을 켜야할 정도로 어둠이 짙게 깔리자 대부분 집안에 머물거나 외출이 불가피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학교와 관공서는 최근 운영이 중단됐다.
 
현지 주민 자말루딘 하시부안 씨는 지난 24일 “가시거리가 오늘 50m 이하로 떨어졌다. 거리에 나다니는 사람이 없어 죽음의 도시를 연상케 한다. 두터운 연무가 조속히 제거될 수 있도록 폭우가 내리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기가 황갈색으로 변하고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며 모든 도로는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장기간 햇볕을 받지 못해 나뭇잎들이 노랗게 변하거나 떨어지고 있으며 풀들도 말라죽고 있다”고 전했다 서부 및 동부, 남부 칼리만탄과 수마트라 등지도 산불 발생 지역이 확산되면서 연무층이 두텁게 형성돼 가시거리가 1㎞ 미만으로 감소해 주민들이 생계 및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지난 97년과 98년 칼리만탄 및 수마트라 산불로 생긴 연무가 인근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지로 확산돼 농업 및 교통, 관광 등의 분야에서 90억 달러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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