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감정을 상했거나 당황했던 일, 분노했던 일을 생각만 해도 혈압이 올라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BBC 인터넷판이 지난 24일 보도했다.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 정신의학과 로라 글린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육체적인 스트레스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혈압을 상승시키는 더 큰 요인이라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심신의학' 9·10월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선 건장한 대학생 72명을 대상으로 먼저 혈압을 측정한 뒤 이들에게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시킨 다음 각각 실험당시를 돌이켜보라고 하면서 혈압을 재측정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혈압과 스트레스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실험결과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했을 경우 모두 혈압이 상승했다.
 
그러나 조금 뒤 스트레스를 주었던 일을 다시 기억해보라고 했을 때 정신적 스트레스 경험자들은 처음과 똑같이 혈압이 올라갔지만, 신체적 스트레스 경험자들은 혈압이 상승하지 않았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다시 환기했을 때 상승했던 혈압은 정상을 되찾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같은 연구결과에 대해 글린 박사는 “단순한 신체적 스트레스에 비해 감정적 스트레스를 겪는 것이 심장혈관 질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더 큰 위험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린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심장질환으로의 발전여부가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과거 마음의 상처를 되돌이키지 않도록 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추후 이들의 심장질환 발병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심장재단의 앨리슨 쇼는 흡연이나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 운동부족 외에도 직장내 스트레스, 우울증, 성격 등과 같은 심리적 요인들이 심장질환과 관련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글린 박사의 연구결과는 실험대상이 너무 적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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