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인천 지역에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결정적 단서조차 찾아내지 못해 미궁속에 빠져 들고 있다. 파주 교하농협 운정지점 권총강도 사건은 발생 5일만에 범행에 사용한 승용차를 한 시민의 신고로 일산의 한 주택가에서 찾아내 수사에 활기를 띨 전망이라고 하지만 이미 사건당시 용의차량을 발견하고도 뒤쫓지 못한 경찰의 허술한 기동성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또 엊그제 인천 남구 주안동 지역에 동일범 소행으로 보이는 대낮 2인조 강도사건이 하루사이로 잇따라 발생한 데 이어 계양지역에서 2인조 범인이 대낮에 빌라에 침입, 인근 텃밭에서 일하고 있는 이집 주부를 불러들여 위협 끝에 현금과 신용카드의 비밀번호까지 알아내 은행에서 수백만원을 인출해 달아나는 등 치안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보도다.
 
잇따른 강도사건들이 모두 대낮에 버젓이 발생하고 있지만 사건해결이 속수무책이라는 데 시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 범인들은 순찰강화를 위해 강력 범죄소탕 100일 작전과 지역경찰제를 실시하고 있는 경찰의 방범활동을 조롱하듯 백주에, 그것도 인적이 잦은 시내 한복판 상가에서 대범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안6동 한 노래방에 20대로 추정되는 2인조 강도는 손님을 가장하고 들어가 주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까지 한 뒤 부인에게 전화로 돈을 가져오게 해 수백만원을 빼앗아 달아나는 여유를 보였다. 이에 앞서 전날 오후 대낮에도 주안5동 한 커피숍에서도 마스크를 한 2인조 강도가 들어가 손님 4명의 귀금속과 현금 등 60여만원을 강취해 달아났다고 한다. 두 사건의 범인들이 키와 체형이 비슷하다는 피해자들의 진술과 대낮시간 상가만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점, 모두 흉기를 들고 모자를 착용한 점, 지문이나 족적을 남기지 않은 점 등을 미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주변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지만 이렇다 할 단서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니 답답하기만 하다.
 
서부 갱 영화에서나 봄직한 사건들이 시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경찰 방범망은 뚫린 채 진전없는 수사의 헛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 발생 후 수사의 기본은 현장보전을 통한 과학적 초동수사와 기동성이다. 신고를 받고도 눈앞에 둔 범인차량을 놓친 파주 교하농협 강도사건의 둔감한 순찰차 행태나 인천의 잇따른 2인조 강도사건을 보는 시각은 사건현장의 초동수사 미흡이다. 민생치안에 전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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