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밀려오는 관광객에 정신이 없네요.”
‘문화관광해설사’는 명절이면 자신의 가족이 아닌 다른 가족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쉴 틈이 없다.

최근 명절문화가 변하면서 많은 이들이 TV 앞을 벗어나 가족과 함께 지역의 문화유적이나 관광지를 찾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해설사는 명절에 가장 바쁜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됐다.

인천문화관광해설사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송덕순(59·여)씨는 2006년 이 일을 시작한 베테랑 해설사다.

오랜 일본 생활로 유창하게 일본어를 구사하는 송 씨는 인천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6년 문화관광해설사를 시작했고 현재 월미전통정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월미산 전망대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고 소개한 뒤, “문화관광해설사는 단순히 관광만이 아닌 문화까지 함께 설명해야 하는 직업이라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미전통정원의 경우 정원의 다양한 형태와 서식하는 식물들, 이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야 하며 개발 등으로 매년 변화하는 이곳의 사정을 꿰고 있어야 찾아오는 이들에게 재미있고 정확한 안내를 할 수 있다.

송 씨 같은 문화관광해설사는 각 지역 문화유적에 대한 관광객들의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역사, 문화, 자연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까지 곁들여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의 여행을 돕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문화해설사가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9월부터다. 한 해 인천지역의 관광지를 찾는 사람은 60만 명에 달하지만 인천에서 활동하는 문화관광해설사는 모두 98명이다.

관광지가 집중된 강화와 옹진을 제외하고 인천지역에서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은 개항장,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인천 도호부관아, 인천상륙작전기념관, 검단선사박물관, 월미전통정원, 한국이민사박물관, 소래역사박물관 등 모두 8곳이다.

송 씨는 이번 설에도 가족과 함께할 수 없다. 이 기간 월미공원에서 ‘설맞이 월미공원 민속한마당’이 열려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해설사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들이 해설은 듣지 않고 장난만 치는 바람에 몸도 힘들고 마음고생도 심했다”며 “그래도 가끔은 두세 번 찾아온 아이들이 교육받은 내용을 기억하고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문화관광해설사라는 직업에 누구 못지않은 자부심을 가진 송 씨도 명절이면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면 박물관과 관광지에 많은 인파가 몰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 손주의 재롱을 보며 가족들과 함께 뜻깊은 명절을 보내고 싶지만 이번 설에도 아침 일찍 차례만 지내고 가족과 편하게 떡국 한 그릇 먹지 못한 채 일터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송 씨는 명절마다 일터로 찾아와 자신을 응원해 주는 가족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다. “가족에게 항상 미안하지만 명절마다 일터로 찾아와 응원해 주는 가족들 덕분에 힘을 낼 수 있다. 고향 인천을 위해 활동해 너무 즐겁고, 앞으로도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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