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며느리를 인정해 주시는 시부모님과 이해해 주는 남편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TBN인천교통방송 진행 리포터 이미라(29)씨는 이번 설 명절에도 늘 그랬듯 근무가 예정돼 있다. 출산 때문에 잠깐 쉰 것을 빼고는 햇수로 6년째 명절 전문 리포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 씨는 지난해 추석 명절에도 연휴 3일 동안 꼬박 근무했다. 4~5시간씩 4교대로 근무하지만 명절 연휴에도 하루 이상은 마이크 앞에 있어야 한다.

이번 설에도 일정이 잡혀 있어 설날 당일에는 시댁은 고사하고 친정에도 갈 수 없다. 이 때문에 명절을 일반 사람들처럼 보낸 기억이 까마득하다.

항상 운전자 입장에서 교통정보를 전하는 이 씨는 사고로 인해 정체된 곳을 먼저 언급한다. 그런 후 전체적인 교통상황을 전한다. 그녀만의 노하우이자 철칙이다.

특히 평소보다 차량이 많은 명절에는 사고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인천지역 곳곳에서 발생하는 사고 현황을 알려 주는 모니터를 지켜보느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갑자기 발생하는 사고를 빼놓지 않고 방송 중간중간에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 씨의 순발력은 발 빠른 교통 정보를 필요로 하는 명절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청취자들의 반응도 좋다.
그녀는 “명절 때 청취자들이 홈페이지에 ‘고생이 많다’, ‘덕분에 고향을 빨리 찾아갈 수 있었다’ 등 감사의 글이 많이 올라온다”며 “고향에 늦게 가거나 찾지 못할 때가 많지만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마치 내가 고향에 도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2010년 결혼해 3살 된 아이를 둔 그녀가 이렇게 명절에도 일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배려와 응원도 한몫했다.

이 씨는 “일이 우선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내려오지 말라는 시부모님이 든든한 지원자”라며 “직접 제사 음식도 만드시면서 일하는 며느리를 인정해 주시는 시부모님과 남편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신입 리포터 조현정(28)씨도 이번 명절에 이 씨와 함께 근무한다.

리포터 일을 시작한 지 이제 3개월 된 조 씨는 이번 설 명절에 큰집인 경기도를 찾지 못한다. 그녀에게 명절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입사한 뒤로 ‘공휴일과 연휴=쉬는 날’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바쁜 일정으로 공휴일과 연휴를 사고 현황을 통해 느낄 정도다. 평소보다 사고가 많은 날, 달력을 보면 여지없이 주말이거나 휴일이라는 설명이다.

주말·휴일의 의미가 없어 친구들을 거의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대부분 사람들이 놀 때 일하는 것이 이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조 씨는 “특히 올해 새해는 많은 청취자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명절은 함께 고생하는 선배·동료들이 있기에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명절에 고향을 찾는 많은 청취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교통방송 진행 리포터로 일하는 데 큰 보람을 느끼면서 정확하고 빠른 정보로 청취자들의 안전운전을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어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비록 명절에 고향을 갈 수 없다는 고충은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즐거움을 웃음으로 대신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청취자를 위해 따뜻한 말도 잊지 않았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교통사고가 50% 가까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며 “청취자들의 안전하고 편안한 귀성길이 되도록 이번 명절에도 신속하고 정확한 교통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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