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우리 땅 부평 미군기지 되찾기 및 시민공원 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가 이날 안 시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힌 배경은 이미 한달 가까이 주민발의 형식으로 이 조례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이후부터다. 조례안에는 시와 시의회,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20명의 인사로 민·관 합동의 `부평미군부대 인수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들어있고 또 인수특별위원회는 기지반환 뒤의 활용방안, 반환비용 부담, 기지와 주변 환경 조사 문제 등 기지이전과 활용에 관한 모든 사항을 심의하게 되는 것으로 돼 있다. 시민회의는 이 조례를 주민발의 형식으로 시의회에 내기로 하고 이날부터 시민 서명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서명을 받아 조례제정을 청구할 권한을 갖기위해 꼭 필요한 대표자 증명서를 시가 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08년에 반환이 확정된 미군기지의 사후 활용방안, 환경조사, 반환비용 분담 등의 문제에 대해 시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일인 만큼 국가 사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그러나 국가 재산인 부평 미군기지는 반환과 비용부담 등 모든 문제를 국유재산법에 따라 처리할 일이고 이는 국가 사무여서 시가 조례를 제정해 처리할 문제가 아닌 만큼 주민 조례청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어서 좀처럼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가운데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부평미군기지를 되찾게 된 것은 수년전부터 추진해온 시민단체의 힘이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되찾은 미군기지의 활용은 인천시민의 몫이기 때문에 향후 활용방안을 놓고 이 땅을 국가재산이란 이유를 들어 국가사무로 얽매려는 인천시의 견해에 대해 숙고해 줄 것을 촉구한다. 국가사무에 대한 판단은 청구인 명부가 제출된 이후 검토될 사항이다. 그럼에도 기본적 절차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조차 막으려는 인천시의 입장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시장이 시민으로부터 고발과 소송에 휘말리는 파문만큼은 없기를 기대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