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 1인자 청야니(타이완)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최나연(26·SK텔레콤)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 ‘2인자’들이 기세를 올리면서 ‘여왕’ 자리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도 대두하고 있다.

 4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최나연은 평균 점수 8.85점을 획득, 청야니(9.53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청야니가 108주째 1위를 지킨 가운데 최나연의 순위도 그대로였지만, 전날 최나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격차가 줄어들었다. 지난주 순위에서 청야니는 9.88점, 최나연은 8.53점으로 격차가 1점이 넘었으나 0.68점으로 좁혀졌다.

 여기에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루이스가 8.84점을 얻어 최나연의 뒤를 바짝 쫓았고, 박인비(25)가 4위(8.20)에 올랐다.

 최근 1년간 청야니와 2위 선수의 격차가 1점 이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상상할 수 없었다. 지난해 3월 5일 순위에서 청야니는 16.69점으로 최나연(9.03점)을 멀찍이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이후에도 청야니는 RR 도넬리 파운더스컵과 KIA클래식에서 잇따라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 중반부터 청야니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세계 1위를 내줄 수 있는 범위까지 들어왔다. 청야니는 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에서 준우승, 이어 혼다 LPGA타일랜드에서는 3위에 올랐으나 HSBC 대회에서는 공동 28위에 머물렀다.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최근 2년(104주)간 선수들의 성적을 바탕으로 매긴 점수를 출전 대회 수로 나눈 평균 점수에 따라 정한다. 대회마다 주어지는 점수가 다르고 최근 13주 이내의 대회 결과는 가산점을 받는 등 계산 방식이 복잡해 순위 변동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루이스가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우승으로 평균 점수를 8.06점에서 8.86점까지 끌어올린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머지않아 1위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

 가장 근접한 후보는 단연 최나연과 루이스다. 최나연은 LPGA 투어 대회 기준으로 최근 5차례 연속 ‘톱10’에 오르는 꾸준함을 뽐내고 있다. 루이스도 HSBC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는 등 지난해 LPGA 투어 ‘올해의 선수’다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여자골프 판도에 대해 최나연은 “지금은 명백한 세계 1위가 없다”고 규정했다.

 최나연은 “한 선수가 우승하면 나도 다음 주에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종의 동기부여”라며 경쟁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루이스도 “궁극적으로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싶다. 우승은 그곳에 다다르기 위한 좋은 길”이라며 욕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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