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가정은 삶의 출발이자 종착역이다. 가정은 우리가 속한 그 어떤 조직보다 중요한 필연적인 공동체이다.

가정을 제대로 꾸릴 때만 가정 밖에서의 모든 삶이 가능해진다. 어린이들의 범죄를 법과 형벌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들이대기에 앞서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

제 아무리 학교교육이 제도상의 허점을 드러냄 없이 잘 가르치고 있다고 해도 밑바탕이 되는 가정교육이 허술하다면 모래위에 세워놓은 누각의 형국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학부모들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생계에 매달리다 보니 자식들에게 관심을 갖지 못하고 학비 대주고 얼마간의 용돈을 주면 교육은 학교에서 알아서 하겠지 하는 것이 문제다.

교육 중에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은 가정교육이다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교교육은 법적·제도적으로 기틀이 서 있고 보장돼 있으므로 그때그때 과정을 밟고 관문을 통과하면 성공적으로 결실을 볼 수가 있지만 가정교육은 다르다.

학교교육은 학교와 교사들의 소관이지만 가정교육은 부모들의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아마 우리나라 어버이들만큼 자식들에 대한 교육열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어머니들 앞에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도 옛말이고 지금쯤 맹자의 어머니가 다시 태어난다면 어머니들 앞에 무릎 꿇을 정도로 부모들의 교육열이 대단하다.

 이렇게 드센 자식 사랑이라면 아이들 교육이 잘 돼 그 아이들이 선량한 청소년으로 자라 공부도 잘하고 훌륭한 아이들만 사는 세상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날이 갈수록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폭력 등 못된 짓을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어찌된 일인가.

우리는 그동안 잘못 길러진 인성으로 인해 패륜으로 치달으며 물의를 일으켜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청소년들이 저지른 끔직한 여러 사건을 보와 왔다.

 그때마다 우리들은 이러한 사건이 어쩌다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싶었고 또 우발적 사건이라고 말해 왔었다. 교육정책은 무엇보다도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건강한 인성교육의 바탕 위에서 입안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죽이는 끔직한 사회가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상은 학교교육을 성적과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질주하다 보니 인성교육에 거는 기대와 필요성이 절실한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학교사회는 성적과 수능이라는 목표 때문에 인성교육은 뒤로 밀렸고 그러다 보니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모든 사건은 인성교육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패륜의 사건들이 개인의 잘못된 가치관의 표현이었음을 볼 때 이제는 공교육만 탓할 것이 아니라 가정교육 문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학교성적 못지않게 가정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마 과거에는 부부간 혹은 가족 사이 우리것이라는 공유개념이 강했으나 지금은 내것 네것으로 분명하게 선을 긋고 살아가고 가족들이 서로 공유되지 않는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고와 행동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우리 사회가 이런 환경과 교육풍토이고 보면 아이들이 서야 할 곳은 뻔하다. 부모들이 자신의 집념을 이루기 위해 인간의 도덕교육이나 대인관계 양보 예절에 대한 인성교육보다는 돈만 있으면 일생의 행복을 보장하는 것처럼 가정교육을 하는 한 그렇다고 본다.

무엇이 올바른 인생관인지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한 번쯤 생각해보자. 교육열이 높다는 것만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되기에 하는 말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