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5)가 여자프로골프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인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장(파72·6천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제출,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을 4타 차로 따돌리고 2008년 US여자오픈에 이어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통산 승수는 5승으로 늘렸다.

 이 대회에서는 2004년 박지은, 지난해 유선영(27·정관장)에 이어 역대 세 번째이자 2년 연속 한국인 ‘호수의 여인’이 탄생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석권한 박인비는 올 시즌에는 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벌써 2승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인비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신지애(25·미래에셋)와 2승을 올린 박인비가 6개 대회 중 3승을 합작했다.

 3라운드까지 리젯 살라스(미국)에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박인비는 이날 시작하자마자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경쟁자들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타수를 지켜 나가다가 6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첫 보기를 써냈다. 그러나 이후 정확한 퍼트가 빛을 발하면서 선두를 지키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박인비는 8번홀(파3)에서는 약 8m의 버디퍼트를 집어넣어 한 타를 줄였고, 9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을 1m에 붙이면서 다시 버디를 낚았다.

 10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고 한 타를 잃었으나, 12번홀(파4)에서 다시 먼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만회, 우승에 한 발 다가섰다. 이어 13번홀(파4)에서도 9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3m 가량에 떨어뜨려 버디를 써내며 기세를 올렸다.

 17번홀(파3)에서는 1m가 되지 않는 파퍼트를 넣지 못해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마지막 홀(파5)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자 세리머니로 18번홀 옆에 있는 호수에 시원하게 뛰어든 박인비는 “늘 우승하고 싶었던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행복하다”며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맞아 우승해 특히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는 박인비를 비롯해 한국 선수 5명이 10위 안에 들며 선전했다.

 유소연은 4라운드에서만 보기 없이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박인비에 4타 뒤진 준우승(11언더파 277타)을 차지했다. 강혜지(23·한화)는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카리 웹(호주)과 공동 5위에 올랐다.

 신지애는 5언더파 283타를 써내 박희영(26) 등과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 박세리(36·KDB금융그룹)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여 공동 19위(3언더파 285타)에 이름을 올렸다.

 최나연(26·SK텔레콤)은 스테이시 루이스 등과 공동 32위(1언더파 287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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