遼東之豕(요동지시)

遼 멀 요/東 동녘 동/之 갈 지/豕 돼지 시

‘요동의 돼지’라는 의미로 식견이 좁고 옹졸해 보잘것없는 공마저 자랑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후한(後漢)의 팽총은 건국 직후 조정의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꾀하자 대장군 주부가 그의 졸렬한 행위를 질타했다.

   
 
 “옛날에 요동 사람이 기르던 돼지가 머리가 흰 새끼를 낳자 이를 진귀하게 여겨 왕에게 바치려고 하동 땅에 갔다. 가 보니 그곳 돼지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흰 것을 보고 부끄러움을 느낀 나머지 그냥 돌아갔다.

지금 조정에서 그대의 공을 논한다면 폐하의 개국에 공이 큰 군신 가운데 저 요동의 돼지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팽총은 천자를 도와 대업을 이루게 한 공신인 좌명지신(佐命之臣)이 됐으나 오만불손해 조정에 반기를 들었다가 토벌당했다.

 요즘도 선거가 끝나고 나면 자화자찬, 스스로 공치사하는 ‘요동 돼지’가 적잖은 듯하다. <鶴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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