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선 태풍의 강타로 변고를 당한 수재민들이 실의에 빠진 채 복구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데 우리만 좋다고 풍악소리를 울려도 되는 겁니까?”
 
제6회 부평풍물축제를 닷새 앞둔 25일 주민 이정섭(46·인천시 부평1동)씨는 지역문화행사 준비를 거창하게 서두르고 있는 부평구 관계자와 추진위원회 등 관계자들의 행태에 이맛살을 찌푸렸다.
 
부평구가 올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2억2천500만원의 거액을 들여 오는 30일부터 내달 6일까지 치러지는 부평풍물대축제를 앞두고 대다수의 주민들은 `지역의 문화축제도 좋지만 예기치 않게 피해를 입은 전국 수재민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고통을 함께하진 못할 망정 우리 따로 흥겨운 잔치를 벌인다는 것은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회의적 반응이다.
 
25일 부평구와 풍물축제위원회에 따르면 가장 교통이 혼잡한 부평역 북부광장을 행사 본마당으로, 공연관람석, 전통놀이마당, 참여행사마당, 화합의 마당, 씨름장, 전국학생풍물경연대회장 등으로 이어지는 800여m의 부평대로 중심가에서 5~6일 이틀간 거리축제를 갖는다는 것.
 
또 부평공원에서는 인천학생 풍물경연대회, 전국학생 국악경연대회 등이, 부평역 특설무대에서는 인천고등부 풍물경연대회가 치러지며 특히 거리축제는 전통놀이마당, 화합마당, 체험마당 등 6개 마당에서 각종 전통놀이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연례적 문화행사도 중요하지만 막대한 구민의 혈세로 치러지는 행사가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될 만큼 전국의 심각한 수해현실을 저버리고 흥판을 돋우려는 발상은 지역이기에 치우친 처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5~6일 이틀간 펼쳐지는 거리축제는 800여m의 부평대로의 차량통행을 완전차단함으로써 교통대란과 함께 통행불편과 사고 등이 예상되지만 이 기간 동안 치러지는 부산 아시안게임에 부평경찰력이 투입, 교통대책도 전무한 상태다.
 
경찰은 이번 행사에 경찰 지원인력이 없는 현실을 감안, 주민 안전을 위해 행사장 집회허가를 불허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주민 장모(58·부평구 부개동)는 “국내외적 현실을 감안, 이번 문화행사를 주민의 화합과 전통문화를 기리는 간소한 축제로 치르고 예산의 상당부분을 수재민돕기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인다면 더욱 보람있고 값있는 한마당 잔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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