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운봉 인천시 동구의회 의장

지난달 17일부터 22일까지 동구의회는 의원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그간 선진국 위주로만 실시했던 의정연수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해 세계의 공장이라고 칭할 만큼 동남아지역의 중심국가로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과 인접국인 캄보디아를 방문해 해당 의회와 질적인 교류를 많이 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연수에서도 어김없이 지역 언론에서는 외유성·관광성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물론, 과거 자치의식이 성숙하지 않은 시절 외유성 연수, 해외에서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간혹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의 지방의원 국외연수가 정말 그러한지는 다시 한 번 볼 일이다.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에서 발행한 의정백서의 통계를 보면 지난 5대 전국 기초의회 총 1천546회 연수를 통해 세계 2천564개 지역의 선진지방자치행정과 의회 운영사례를 비교·견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회 국외연수는 양적으로 성장했으며, 그 안에서 질적인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부분들이 의정활동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

그리고 국외연수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의회의 경우만 보더라도 여성의원 한 분은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체를 통해 독일의 선진의정활동을 알고자 지방정부의 초청에 받아 배낭을 메고,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고, 빵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몸소 체험하고 배운 바 있다.

우리 동구의회 역시 매년 이뤄지는 국외연수도 최소 2달여간의 사전준비를 통해 방문국가 선정, 기관섭외, 관련시설의 시찰·견학사항을 조율하고, 각국 주재 영사관, 시도지사협의회 사무국, 심지어는 대사관까지 직접 방문해 내실있는 국외연수가 되도록 애쓰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연수국인 호주의 스트라스필드 시장까지 역임했던 권기범 시의원의 도움으로 시의회를 방문하고, 호주 지방정부를 더 가깝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 베트남 연수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연수에서도 연수지역의 특성상 방문교류채널이 열악한 관계로 주한 베트남 대사관까지 방문해 일등서기관을 면담하고, 하노이시청 등 베트남 방문에 관련한 도움을 받아 연수 일정을 철저하게 수행했다.

이런데도 지역 언론과 주민들의 바라보는 시각이 따갑기만 하니 못내 아쉽다.

물론 아직 의원국외연수와 관련해 부족한 점들도 많다.

연수에서 얻은 정보들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실제 의정활동과 정책에 직접적으로 접목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이는 먼저 우리 의원들 스스로가 국외연수의 초점을 더욱 분명히 하고 연수국가, 연수기관 등의 선정에 세밀한 접근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또한, 제도적으로도 지방자치법에 연수경비를 기초의회의 경우 의원 1인당 180만 원으로 제한돼 아시아권내에서만 연수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불합리함도 개선해야 한다.

매년 국외연수를 임기 내 2회 정도로 조정하면 예산 낭비 예방이나 보다 질적으로 나은 국외연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연수에서 얻은 선진의정정책들을 각 의회에 보고서로 묶어둘 것이 아니라 전국시군구의회협의회 차원의 전국지방의회 국외연수 보고대회(가칭)를 개최해 전국 226개 지방의회가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주민과 언론의 관심이 호전될 것이고, 연수의 주체인 의원들 역시 더 나은 국외연수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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