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생들의 축제인 제3회 인천시 남부교육청 교육장기 육상경기대회가 25일 개최되기까지 대회날짜, 운동장 사용계획 등 꼼꼼한 계획을 세워놓고 교육청 관계자들은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또한 어린 선수들은 학교를 대표해 선발돼 수업이 끝나면 1일 3~4시간씩 학교 운동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먼지를 삼키며 1개월 정도 훈련을 해왔다. 부푼 꿈을 안고 이른아침부터 서둘러 운동장으로 집결한 32개 초등학교 924명의 어린이들은 제각각 학교 유니폼을 입고 트랙 주위에서 몸을 풀었다. 대회가 시작되기전 몇몇의 어린 선수들은 몸을 풀다가 잠시 쉬려고 잔디밭을 향했으나 잔디구장 전체를 쇠막대와 노끈을 이용한 휀스가 설치돼 있어 결국 푸르고 깨끗한 잔디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육상대회에 출전, 좋은 성적을 내는것도 중요하지만 대부분의 어린선수들은 잔디구장과 함께 조성된 종합경기장에 들어와 잔디위에 몸을 던지며 마음껏 뛰어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 이같은 어린이들의 마음은 아침부터 상하고 만 것이다. 특히 오전 예선경기를 치르고 11시30분부터 20여분간 진행되는 개회식에도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측은 잔디구장 개방을 허용하지 않아 결국 많은 선수들을 비좁은 트랙에 길게 세워놓고 개회식을 진행해 어린이들은 얼굴을 치켜들어 높은 본부석을 쳐다보는 등 힘들게 개회식을 마쳐야만 했다. 특히 개회식때 아들 딸들이 잔디구장 한 가운데 학교를 대표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기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운동장을 찾아온 학부형들은 스탠드에 앉아서는 선수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게 되자 모두 트랙으로 내려오는 등 순식간에 개회식은 어수선해지고 말았다. 운동장 사용계획에 따른 예약을 접수받은 관리부서가 사용용도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면 사용전 잔디보식작업을 육상대회 이후에 해도 무관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이날 대회를 마친 어린이들은 잔디보다 더 푸르고 상쾌한 마음으로 귀가했을 게 불보듯 하다. 어린이들의 푸른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어른들의 무관심이 운동장을 맴돌고 있다.
(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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