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있어도 가정이 없다. 반대로 집은 없어도 보란 듯이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말은 우리네 가정교육을 두고 빗대어 말하는 부끄러운 풍자다. 실제로 지금 아이들의 문제는 심각하다. 그래서 가정교육이 더없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요즘처럼 가치관이 혼돈되고 선과 악이 뒤엉킨 사회 속에서 부모는 변하지 않고 자식을 변화시키려고 부모의 입장과 논리만 강조하는 잘못된 가정교육보다는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에서 남을 이해해주는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가르치는 가정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고 교육시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곡식은 정성 드린 만큼 자라 열매를 거두게 되지만 사람을 키우는 일은 뜻대로 되기 어렵다는 것을 자식둔 부모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이제 5월 가정의달이다. 매년 똑 같은 방식으로 수많은 사회단체에서는 경노효친사상을 함양하고 노인들의 화합을 위한다는 명목과 어린이날 축하명목으로 1회성 생색내기 각종 행사가 벌어질 것으로 본다. 좋은 옷, 좋은 음식, 좋은 환경만이 자식 사랑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진정으로 자식들이 갖고 있는 고민이 무엇이고 가정의 위기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부모가 될 때 가정이 지켜진다는 것을 생각하며. 가정의 달을 보람있게 보내보자.
가정의 위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일은 자식이 아니라 부모의 몫이다. 우리는 자식들을 학교 교육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가정교육을 통해 가족 모두가 스스럼없이 문제해결을 논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주자. 이것이 가정의 달에 해야 할 가장 큰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제 아무리 학교 교육이 제도상의 허점을 드러냄 없이 잘 가르치고 있다고 해도 밑바탕이 되는 가정교육이 허술하다면 모래 위에 세워놓은 누각의 형국을 모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가족 서로가 닮아가지만 불행한 가정은 어느 사람이나 모두 따로 따로 논다는 말이 있다. 대리석의 방바닥과 금을 박은 벽이 가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집이든 사랑이 깃들고 우정이 넘쳐야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는 말일게다. 가정은 어떤 조직보다 중요하다.
가정을 제대로 꾸릴 때만 가정 밖에서의 모든 삶이 가능해진다. 가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은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모는 가족을 사랑하고 가족이 모두가 화목할 때 이뤄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번 가정의 달에 꼭 실천해보자.
지금 우리 사회는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늙은 부모 모시기 귀찮다고 외국에 나가서 버리고 재산 상속문제로 부모를 폭행하는 자식들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노라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을까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우리는 반세기 동안 잘못 길러진 인성으로 인해 패륜으로 치달으며 물의를 일으킨 여러 가지 많은 사건을 봐왔다 사회를 경악하게 만든 패륜의 사건들이 개인의 잘못된 가치관의 표현이었음을 볼 때 기성세대의 자녀교육관이 재검토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은 주거문화가 옛날보다 발달해 아파트나 단독주택이 대형화되고 문화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집이 크고 번듯해진 반면 많은 가정이 황폐해 졌다는 사실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가정이 흔들리는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지난날 우리가 가정에 부여했던 전통적인 의미나 가치가 전도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가치관의 혼미상황을 경험하면서 심한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 자식에 대한 지나친 보살핌은 지양해야 한다.
부모들은 돈이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일류 대학만이 일생의 행복이 보장되는 것처럼 자식들의 적성을 무시한 채 키워서는 안 된다.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성인들의 말씀을 교훈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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