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전설의 록 뮤지컬이다. 뮤지컬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으로도 잘 알려진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패기만만한 20대 초반에 완성한 뮤지컬로도 유명하다.

오늘 소개할 작품은 무대에서 만나는 뮤지컬이 아닌 영상으로 만나는 뮤지컬이다. 2012년 10월까지 영국에서 진행된 아레나 투어의 감동을 영상을 통해 만나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소개한다.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신성모독으로 기독교인들의 거센 저항에 내몰렸던 이 작품은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충격적인 사운드와 구성으로 담아낸 문제작이다. 작품을 이끌고 가는 서사의 주인공부터 논란의 대상이기에 충분한 유다가 맡고 있다.

유다가 누구인가, 은화 30전에 예수를 제사장들에게 넘겨 버린 배신의 아이콘이 아니던가! 그런 유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도 마땅치 않은데 한 술 더 떠서 그의 배신행위에 대해 진지한 의미를 이 작품은 부여하고 있다.

 파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예수를 ‘슈퍼스타’라 연호하는 군중들과 록음악에 맞춰 샤우팅 창법으로 노래하는 예수의 모습까지 어느 하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설정이 없다.

종교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면 여러 가지로 불편한 모습에 이 작품을 거북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종교적 외피에서 벗어나 바라보기를 시도하면 다양한 새로움을 안겨 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을 구원하기에 앞서 두 남성인 유다와 예수의 인간적인 고뇌와 운명에 맞선 절규는 록 사운드의 강렬함과 함께 우리의 가슴에 강한 울림으로 작용한다.

이 작품에서 록 음악은 뮤지컬의 백미로 작용한다. 어찌 보면 성서의 이야기로 우리들에겐 다소 평면적인 인물로 각인돼 온 예수와 유다를 보다 입체적이고 살아 숨쉬는 인물들로 재탄생시킨 원동력은 바로 록 음악이다. 록은 순응의 음악이 아니다.

기존의 정서와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저항의 음악이다. 이런 록의 저항정신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파격적인 성서 해석과 맞물려 시대에 저항하는 강인한 인물인 예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2012년 아레나 투어 영상은 뮤지컬 공연 실황을 그대로 담아낸 영상물로, 무대 위의 생생함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2천여 명의 관객이 운집한 대형 공연장의 열기를 보여 주는 오프닝은 영상을 통해 이 작품을 만나는 관객들도 공연장에 온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후 계단 모양으로 이뤄진 무대 위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와 심장을 두드리는 록 사운드는 화려한 무대조명과 함께 시청각적 스펙터클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1971년 초연 이후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세계인에게 사랑받아 온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여전히 살아있는 파격과 도발적인 무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기존의 고착화된 질서에 저항하는 실험정신이 여전히 퇴화되지 않은 채 존재와 구원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록 사운드에 실어 강렬한 인상을 남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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