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잘 될 거야, 늘 그랬잖아!”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정말 모든 것은 다 잘 될까? 지나치게 외모를 가꾼 덕에 엄마로는 보이지 않는 중년의 여성이 있다.

 남편의 식을 줄 모르는 바람기에 진력이 난 그녀는 두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선다. 누가 봐도 가출이지만 이 엄마는 여행이라 이름짓는다. 이름하여 ‘새 남편 찾기 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영화 ‘마이 원 앤 온리’의 주인공 앤은 대책 없이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이다. 어디서, 어떻게, 뭘 하며 살아갈지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가출을 위해 새 차부터 하나 장만하고 본다.

그리고 나서 생각한다. ‘이제 어디로 가지?’ 사춘기의 두 아들은 대책 없는 엄마 때문에 보스톤·피츠버그·세인트루이스를 전전하며 살아간다. 집 대신 호텔에 머물고 학교는 매번 전학 다니기 바쁘다.

 사람을 돈 주고 부릴 줄만 알았지 평생 일이라곤 해 본 적 없는 이 엄마는 뭘 믿고 가출을 한 것일까, 걱정이 되는 찰나에 엄마는 자신만의 무기를 드러낸다. 워낙에 예쁜 터라 그녀가 나타나면 남자들이 그녀 뒤를 졸졸 따른다. 이 여성에게 사랑해서 하는 결혼은 더 이상 없다.

그저 손에 물 묻히지 않고 언제나처럼 쇼핑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재력이 두둑한 남자를 만나면 그만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예쁘다 해도 현실감각 제로에 사춘기 아들 둘을 데리고 다니는 콧대 높은 중년 여인을 조건 없이 받아 줄 돈 많고 착한 남자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태껏 단 한 번도 남자에게 차인 적이 없던 앤은 이번 여행을 통해 여러 번 이별통보를 받는다.

 그때마다 자존심에 상처가 났지만, 긍정의 대명사 앤은 “다 잘 될 거야, 늘 그랬잖아!”라고 말하며 아들들에게 웃어 보인다. 하지만 더 이상 방랑생활을 참을 수 없던 둘째 아들은 결국 엄마에게 모질고 독한 말들을 쏟아내며 가출을 한다. 졸지에 이산가족이 돼 뿔뿔이 흩어진 가족. 대책 없는 이 콩가루 집안은 과연 어떻게 될까?

영화 ‘마이 원 앤 온리’는 돈 많은 남자에게 의지해서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생각 없는 금발 미녀를 내세운 할리우드식 신데렐라 무비로 자칫 생각하기 쉽다.

물론 새 남편감을 찾아 떠난 삼만 리의 여정엔 딱히 걱정도 고민도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형같이 예쁜 옷에 공들여 화장을 하고 이 남자, 저 남자 만나며 새로운 남편 고르기를 지켜보는 과정이 지루해질 즈음 이 영화의 흐름도 변해 간다.

생각처럼 쉽게 남편감을 찾지 못한 가출가족의 생활은 차츰 궁핍해진다. 럭셔리 호텔에서 싸구려 모텔로, 급기야 언니네 집에서 두 아들을 데리고 더부살이를 하기까지 그녀는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된다.

태어나 처음으로 생계를 위해 일을 하면서 그녀는 세상을 알아간다. 눈물이 날 만큼 비참한 상황까지 자신을 몰아붙인 현실 앞에서도 다행히 그녀는 자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고비 고비를 넘긴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가슴속엔 기댈 남자가 없어도 두 아들을 키우며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싹튼다.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마음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모를까, 단지 경제적 도움을 받기 위해 새 남편을 만나려는 그녀의 프로젝트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비록 추천할 만한 여정은 아니었지만 사춘기의 두 아들 또한 1년여의 시간을 엄마와 함께 방황하고 고민하고 또 견뎌내면서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긍정적인 마인드로 도전하고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는 답이 나오기 마련이란 것이 속 편한 엄마 앤의 생각이고 이 영화의 교훈 아닌 교훈이다. 과연 그럴까라는 의심이 든다면 마법의 주문을 외쳐 보자. “다 잘 될 거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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