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식 인천시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노인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12%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는 오래 살고 싶어 하는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가 진전되면서 불가피하게 노인복지문제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젊은이들에게는 노인에 대한 부양의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노인보호 전문기관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정서적 또는 신체적 학대를 받는 노인들이 70%나 된다고 했다.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렇지 않아도 급속한 산업사회에서 노인들이 육체적인 노쇠만큼 점차 사회에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핵가족 형태라는 가족제도의 변화에 따라 노인을 모시고 살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사회적 영향으로 인해 노인의 지위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는 고사하고 부모를 폭행하고 늙은이와 함께 살기 싫다고 외국 데리고 나가 버리고 오는 것도 모자라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극에 달하고 있는 병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하기야 노인들의 학대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날이 갈수록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부모를 요양원에 맡기고 자식들이 찾지 않는다거나 부모를 길거리로 내몰아 노인들이 그리움과 외로움에 시달리다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일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들린다.

과거 우리나라 노인문제는 전통적 윤리덕목의 영향으로 대가족제도 하에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풍양속이 사라져버린 현실 속에서 노인들의 문제는 생활 빈곤자에 한해 정부가 노후생활안정을 보장해줄 수 있는 대책을 세워줘야 할 것 같다,

노인정에 나오는 노인들 중에 상당수가 결식을 하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도 들린다. 경로당이나 노인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로 대다수 노인들은 용돈이 부족한 경우도 있겠지만 거택노인들 중에서도 결식하는 노인이 많다는 것에 대해 정부는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들의 결식이유가 어렵게 사는 자식들에게 점심 사먹겠다고 용돈 달라는 것도 그렇고, 벌지도 못하면서 끼니를 꼬박꼬박 찾아먹는 것이 자식들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며느리를 귀찮게 하는 것 같아 차라리 굶는다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많은 노인들이 돈이 없어 실버타운이나 양로원에 갈수 없는 형편으로 자식들로부터 학대를 감수하면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을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 고민 해봐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 65세가 되면 얼마간의 노령연금을 지급하고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해 고궁무료입장 등 여러 곳에서 법적으로 노인대접을 해주고 있지만 다른 선진 복지국가처럼 각종 연금이 확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노인들이 충분한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복지는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부여한 사회적 기본권이다. 취약계층만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복지의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립이 가능한 사람과 부자노인들에게까지 베푸는 선심성 복지나 무상시리즈 형태의 과잉복지는 나라 살림을 거덜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 오늘의 노인세대는 어디로 보나 과도기적으로 불행한 세대이다.

경제적으로 빈궁한 시절에 경제성장을 위한 주역으로 많은 희생을 해온 노인들임에 틀림없다. 그뿐이 아니라 자식 키우고 부모 봉양하느라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세대이다.

이들에게 노령연금 주자는 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다만 정부가 확실한 재원조달계획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선심성 무상복지정책으로 나라살림 거덜날까 걱정되어 하는 말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