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음란물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청소년 정신건강을 크게 해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로 국민 대부분이 인터넷 접속을 생활화하고 있어 언제 어디서나 음란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불법 음란물이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무차별하게 배포됨으로써 범죄나 일탈현상이 일어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음란물의 폐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 음란물에 노출되면 그 폐해는 바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평생동안 계속되기 때문이다. 또한 음란물 노출에 따른 피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개인의 피해가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음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가해자의 연령대가 10대 후반이었으나 요즘에는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몇 달전 초등학생들이 인터넷에서 본 성행위를 그대로 흉내낸 사건은 모든 어린이들이 가해자 겸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성의식이 발달되지 않은 초등학생이 음란물에 노출될 경우 인격발달과 형성에 엄청난 타격을 줄뿐만 아니라 일단 노출된 피해자는 치유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접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가정에서 이뤄진다는 조사 결과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결과는 부모들이 가정에서 음란물을 접속하거나 음란물에 대한 안이한 자세가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친 탓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의 음란물 노출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련단체들이 인터넷상의 음란물을 없애는 일에 나서고 경찰들도 단속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음란물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단속이나 관계법령이 음란물의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음란물의 폐해로부터 자녀를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에서 부모가 해서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구분해 주고 음란물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심신을 건전하게 이끌어 가는 교육이 필요하며 경찰은 캠페인과 단속을 병행해 실시하는 등 범국가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불법음란물을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급한 문화를 차단하고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유익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노력 또한 병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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