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태 인천시 남동구의회 의장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멀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

작년 한 대선 후보의 출마선언문에 인용되어 유명해진 이 말은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이 1993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미래가 바로 곁에 다가와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변화의 조류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이는 지방자치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의원들과 공무원도 흘려들을 말이 아니다.

최근 남동구의 태블릿 PC 구입에 대한 예산안이 구의회를 통과했다.

진행과정에서 다소 이견은 있었지만 지금이 스마트 워크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태블릿을 노트북처럼 생각하고 그 기능을 대체하려고 하는 것으로 스마트 워크가 시작된다는 것은 성급한 생각이다.

태블릿은 노트북에 비해 디테일한 작업이 불편하고 어플도 현재까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블릿이 스마트 워크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클라우드’라는 가상의 저장 공간 때문이다.

오는 9월이면 이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제출할 법안의 명칭은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육성하고 공공시장에 도입할 근거가 될 법률이다.

인터넷이 IT의 세계를 활짝 열게 한 원동력이었다면, 클라우드는 스마트 워크의 정점을 찍을 기술이다.

클라우드는 영어 ‘Cloud’의 뜻 그대로 구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구름처럼 항상 우리 주변에 떠 있는 가상의 저장 공간에서, 우리는 원하는 때면 언제나 자료를 빼서 쓸 수 있다.

이 클라우드를 태블릿과 연계시키면 획기적인 업무 혁신이 가능하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팀에서 팀원·팀장·과장·국장이 각자의 스마트 기기를 통해 동시에 열람, 수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직장 안과 밖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문서에 쉽게 접근하게 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 과정에서 태블릿의 장점이 크게 부각된다.

문서뿐만 아니라 스케줄, 연락처 관리,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이용에도 혁신을 가져오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미 다가와 있는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지방자치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지시를 통한 수동적인 개혁이 아니라, 스마트 워크에 대한 자체 혁신이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용어의 쓰임과 달리 ‘자치'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외적으로는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을 수밖에 없는 한계, 지시를 받아야 하는 종속관계 등도 있지만, 내적으로 수동적인 자세 또한 빠뜨릴 수 없다.

지시는 어차피 위에서 내려올 것이므로 이미 시스템이 안정 된 다음에야 뛰어들겠다는 안일한 발상이 ‘자치'가 아닌 ‘종속'을 불러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 이 시점이 바로 지방자치가 진일보하는 데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변화의 실마리를 선점하고, 위로부터의 변화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지방자치에서 주도할 시기이다.

안주와 변화의 교차점에 서 있는 지금이야 말로 지방자치가 안주의 통념을 벗어던지고 혁신을 주도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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