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양이 새겨진 이른바 `청와대 사정팀 국장님' 시계의 일반 판매가 완전 중단돼 당분간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진짜' 청와대 공직자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24일 종로구청과 청와대 기념품 판매점에 따르면 잇단 청와대 사칭 사기 사건으로 청와대 기념품 판매점인 `효자동 사랑방'에서 청와대 로고가 들어가 있는 이른바 `청와대 국장님' 시계의 일반 판매가 중단됐다.
 
`효자동 사랑방'을 운영하는 종로구청측은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 청와대 로고가 들어간 상품의 일반 판매가 부적절하다고 판단, 지난 6월 중순께부터 손목시계, 브리지 등 관련 상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사랑방측은 그동안 재고정리 차원에서 청와대 로고 시계 등을 팔아왔지만 `청와대 사정팀 국장' 사칭 사기사건이 결정적 계기가 되면서 지난 8월 중순 이후 아예 판매대에서 관련 상품을 치워버리고 창고에 따로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의 재고처리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효자동 사랑방에서는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청와대 로고 상품에 `관람기념'을 명기해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청와대 공직자의 경우에는 확실한 신원이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로고만 새겨진 재고 상품이라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방측은 한편 사정팀 국장 사칭 사기 사건 이후 범행에 사용됐다는 속칭 `국장님 손목시계'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 직원은 “호기심이나 수집 차원에서 국장님 시계를 찾는 손님이 많은 것 같다”며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대부분의 손님들이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또 경찰에 사기 혐의로 붙잡힌 `청와대 사정팀 사칭 국장' 장모(42)씨에 대해서는 풍채도 좋고 호남형인 데다 효자동 사랑방의 매출을 올려줬던 `우수고객'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사정팀 국장' 장씨는 올해 3∼4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한파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 기념품장 매출이 거의 없을 무렵 한번에 수십만원어치 시계를 사갔고 직원들에게 `심심할 때 먹으라'며 라면박스 등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지난 12일 청와대 기념품 판매점에서 구입한 손목시계 등을 선물로 나눠주는 등 청와대 사정팀 국장 행세를 하며 4억3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장씨를 구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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