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각종 용역을 발주하면서 충분한 사전검토 없이 발주하거나 부적격자 등에게 밀어주기식 용역을 발주,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보도다. 용역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충분한 조사와 연구결과를 토대로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루어지는 사업시행의 첫 단계로서 중앙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도입하는 중대한 업무다. 그런데 인천시가 사전 검토도 없이 부적격자에게 용역을 밀어주기식으로 발주해 왔다니 업무의 본질조차 망각한 한심스러운 처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행자부의 `2003년도 정부합동감사' 결과 인천시와 산하 일부 사업소에서 효율적인 사업시행을 위한다며 용역을 시행한 것이 오히려 부적정하게 발주한 사실로 드러나 시정조치와 함께 일부 담당자들이 문책을 요구받았다는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사안 중에는 시가 지난해 간선도로망 개선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및 실시설계용역을 위해 인천발전연구원에 1억8천여만원을 들여 용역을 발주했으나 이유없이 2차례에 걸쳐 준공기한을 연기하고 올 4월에도 또 다시 용역을 중지한 것은 효율성 제고라는 본래의 취지를 되레 퇴색시킨 결과로서 감사에 지적받아 마땅하다. 또 인천도시기본계획과 도로정비계획 등 40억원에 달하는 연구용역을 기술·장비 조차 갖추지 못한 연구원의 용역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인천발전연구원에 수의계약으로 밀어주기식 발주를 했다 끝내 능력의 한계로 외부기관에 재용역을 하기에 이른 사실은 공직자로서 일을 하려한 것인지 그 의지와 사명에 의심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종합건설본부는 하수종말처리장 증설을 위해 7억5천만원대의 용역을 발주하면서 사전에 환경부로부터 설계자문을 받지 않은 데다 뒤늦게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지자 시의회에 사업비 삭감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뿐인가. 6억6천만원대를 투입한 정수장 2단계실시설계용역도 사전검토를 제대로 하지않아 무산되는 바람에 시민혈세인 14억원대의 예산을 낭비하고 용역발주 변덕의 결과로 지적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
 
아무리 인천시가 출연한 연구기관이라도 분야별 용역능력을 갖추었는지 사전 조사 및 검토를 해야하는 것은 업무의 기본이다. 용역은 분야별 전문기관에 맡겨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사업시행의 첫단추인 용역이 이처럼 중구난방식 발주 행태가 된다면 해당사업은 엉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용역업무의 신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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