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인 여름손님 적조가 또 남해안 일대에 찾아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의 연안해역에는 적조현상이 나타나 어장을 망치고 있어 걱정이다. 해양수산부는 남해안 일대에 올들어 처음으로 여수시 봇돌바다 염포외측과 남해 두미도 사이 해역에 유해성 적조생물이 나타남에 따라 지난 13일 오후 6시를 기해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는 것이다.
 
하긴 우리의 연안해역이 각종오염으로 인해 썩어가고 있는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올 첫 적조주의보는 지난해의 8월2일보다는 11일 늦게 내려진 것이기는 하지만 또 유독성 적조로 수입수산물앞에서 꼼짝하지 못하고 당하고만 있는 우리의 양식어업인들에게는 또 다시 피해의 공포속으로 몰아넣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서다. 이처럼 우리는 매년 장마철이 끝나고 나면 고온기에 어김없이 발생하는 적조앞에서 무책이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서해안에서 발생한 흰점 바이러스로 양식중인 대하(큰새우)가 무려 24%나 폐사해 양식어업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이 서해안 대하양식장의 흰점 바이러스 조사결과에서 총 480곳 가운데 27.9%인 134곳에서 바이러스로 폐사한 새우는 전체 양식물량의 24.1%에 이르고 있으며 경기도가 86.5%로 가장 높다고 하니 답답하다.
 
이런 상황인데 이 적조가 서해안과 동해안을 외면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산진흥원은 처방전이라고 겨우 해당지역 양식장의 취수관리와 함께 산소공급 확대와 바다에 황토를 뿌리는 게 고작이었다. 나름대로 황토 살포와 적조예방에 연구는 전개해 왔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해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씩의 피해를 당하기만 했으니 문제는 적조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아무튼 우리는 왜 해마다 이런 재앙을 당하고도 무책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어장 피해는 날이 갈수록 심각한 상태인데도 관계당국은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어장이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수년동안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애써 가꾸고 길은 어패류와 해조류를 하루 아침에 죽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더욱 염려하는 것은 이런 우리연안의 적조현상이 해마다 거의 되풀이 되고 있어 피해를 줄일 수가 있음에도 당하고만 있어 안타깝다. 적조가 사라질 때까지 긴장속에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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