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부근 경기북부본사

무슨 직업이 됐든 어떤 직종이 됐든, 자신의 맡은 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고전에 보면 도(道)에 관한 일화가 많이 나온다. 그 중 졸개가 ‘도둑에게도 도가 있습니까?’라고 두목에게 물으니 두목은 ‘어디엔들 도가 없으랴’라며 도둑의 도를 이해시켰다 한다.

천하에 악명을 떨친 도둑이지만 나름대로의 도가 있었기에 두목은 수많은 무리를 이끌고 천하를 횡행했으리라.

도둑에게도 도가 있는데, 특히 남들의 모범이 돼야 할 공무원에게 도가 없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은 기본적으로 계급제를 바탕으로 직무제를 가미한 형태다. 직무제를 가미했다고는 하지만 그 기본은 역시 계급이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높은 계급자가 중요한 직무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계급과 어울리는 직무를 맡지 못한 공직자들이 가끔씩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최근 양평군의 행정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한 기자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공직자의 태도는 최소한 기자에게는 어차피 임기만 때우고 복귀하면 그만이라는 것으로 비쳐진다. 1년여의 짧은 임기 중 6개월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행여 잘못 판단하지는 않았는지, 그 공직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관찰해 보니 소통은 밥통이 됐고 무사안일로 일관한 것이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다.

존재감 없는 이 공직자가 그저 자리만 보전하려 하는 통에 결속의 구심점은 사라지고 하위직 공무원들이 눈치만 보면서 조직의 나태마저 나타날까 우려되는 것이 기자만의 잘못된 판단일까?

보장된 ‘철밥통’의 틀을 깨고, 도둑도 지니고 있는 도를 나름대로 깨우쳐 그것이 나 자신과 조직을 위한 것이라는 소명을 고위 공직자일수록 가슴에 새기고 실천했으면 하는 것이 기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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