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_525,600시간과의 인터뷰’는 대한민국 최북단 섬 백령도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평화의 상징이자 예술과 문화를 담아내는 예술의 섬으로 변화하는 첫 시도입니다.”

‘평화’와 ‘예술’을 담론으로 진행 중인 인천아트플랫폼의 ‘제3회 인천평화미술프로젝트’가 내달 최소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를 앞두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 중심에는 평화미술프로젝트의 첫 객원큐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류성환(41)씨가 있다. 그는 지난 2011년 재개발 지역인 제물포 숙골로 일대를 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킨 ‘숙골로 스쾃 커뮤니티’로 이목을 집중시킨 인천의 전시기획자다.

지난 20일 만난 류 씨는 “그간의 평화미술프로젝트가 인천지역 섬들을 답사하며 ‘평화의 당위성’을 예술창작활동으로 표현한 것이라면, 올해는 긴 시간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면서 살아온 섬 주민의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활동”이라며 “프로젝트에 참여한 60명의 작가들이 다양한 색깔의 결과물(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현장 소통 커뮤니티 아트’에 중점을 둔 올해는 1·2회와 달리 백령도 현장전시가 계획돼 있다. 백령도-아트플랫폼-트라이볼-영국 런던으로 이어지는 전시의 첫 일정으로 대피소와 심청각, 백령병원 등 백령도 곳곳이 설치·영상·평면작품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그는 “고립의 분위기가 강한 ‘섬’이라든지 남북 대치 상황 속에서 주민들이 갖는 불안감을 예술적으로 치유해 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대피소만 해도 몸을 피하는 곳이 아닌,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주민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전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시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작품들은 백령도에 영구 설치된다. 프로젝트 자체가 연속성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축적(작품 설치)으로 남은 이들(주민)에게 공허함을 남기지 않고, 더불어 백령도를 예술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당초 목적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백령도 현장분위기에 대해 류 씨는 “문화예술인들이 입도해 지역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시도하는 부분에 대해 주민들 모두가 호의적인 반응”이라며 “작품 역시 주민들과 소통하는 과정 안에서 얻어진 결과물인 만큼 기대하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전시를 한 달여 앞둔 상황인 만큼 류 씨는 현장 소통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색깔의 작품들을 ‘평화’라는 큰 관점 안에서 어떻게 묶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류 씨는 “관객들로 하여금 평화를 강압적으로 읽히게 하는 것보다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바라보게 하는 관점으로 전시를 풀어낼 예정”이라며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매칭에 주안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 자체가 남북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없지만 간접적인 개입을 통해 그 간극을 좁혀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며 “더불어 ‘백령도’가 분단의 상징이 아닌, 예술의 상징이 되는 미래를 위한 첫발인 이번 전시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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