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골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시즌 5승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아칸소 주 로저스의 피나클 골프장(파71·6천389야드)에서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마지막 날 1∼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1타를 쳐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1차전에서 박인비는 1.2m 거리에서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유소연을 돌려세웠다.

 다시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인비는 2001년과 2002년 박세리(36·KDB금융그룹)가 세운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5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상금 30만 달러(약 3억4천만 원)를 받은 박인비는 LPGA 투어 통산 승수를 8승으로 늘렸다.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5위에서 3라운드를 시작한 박인비는 6번홀(파3)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공동 선두로 시작한 유소연은 전반에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 한국 선수끼리 우승 경쟁을 벌였다.

 전세가 한순간에 뒤집어진 것은 유소연의 13번홀(파4)이었다.

 유소연은 두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1.5m짜리 파퍼트를 놓쳤다. 보기로 막을 이 홀에서 유소연은 어이없이 두 차례나 더 퍼트를 하는 바람에 2온4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내고 공동 3위로 떨어졌다.

 이때 박인비는 14번홀(파4)에서 홀까지 2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 미야자토 미카(일본)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유소연도 더블보기의 뼈아픈 실수를 잊고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박인비와 미카까지 3명의 우승 경쟁이 이어졌다.

 박인비는 18번홀(파5)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해 내리막 경사를 타고 페어웨이로 흘러내려 왔다. 어프로치샷으로 그린 위에 올렸지만 홀까지 2m가 남은 쉽지 않은 퍼트였다. 박인비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슬라이스 라인으로 공을 굴려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짓는 듯했다.

 하지만 유소연의 끈기도 만만치 않았다. 박인비보다 1타 뒤진 채 18번홀에 오른 유소연은 러프에서 친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기어코 버디를 잡아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같은 홀에서 이어진 연장전에서 박인비는 세 번째 샷을 홀 1.2m에 붙였고, 유소연의 세 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쳐 그린 가장자리에 떨어졌다.

 버디를 노린 유소연의 어프로치샷이 홀을 살짝 빗겨 나간 뒤 박인비가 버디 퍼트를 하기 위해 나섰다. 내리막 경사의 쉽지 않은 퍼트였지만 박인비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공을 홀에 떨어뜨려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두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포함, 5승을 거둔 박인비는 오는 27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에 출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왕관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번 주 열리는 US여자오픈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아직 롱게임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점을 보완해 이번 주에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1타 차이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미카가 3위(11언더파 201)에 올랐다.

 아마추어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는 10언더파 203타를 쳐 김인경(25·하나금융그룹)과 공동 4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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