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삼순 경기도의회 부의장

최근 들어 세계는 기상이변에 의한 각종 재해로 심각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세계 제일의 곡창지대인 미국 중서부와 남미에 엘리뇨가 발생해 국제 옥수수와 콩 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한, 최근의 곡물가격 폭등 원인에는 미국·중국·EU 등에서 화석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바이오에탄올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솔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에탄올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옥수수 생산량의 1/3을 에탄올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세계적인 곡물가격 불안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식량 또는 곡물부족 현상이 국지적인 문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국가 간의 교역이 활발해지고 확대됨에 따라 식량파동의 파급은 다른 이웃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배합사료 원료는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곡물가격 불안정이 축산농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국내 풀사료 생산여건이 그리 넉넉지가 않은 상태에서 축산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해주 등 사료원료 구입처를 다변화해야 할 것이다.

해외 농업자원개발 시도는 오래전부터 민간주도로 추진되어 왔었으나 초기 투자비용 과다와 정책적인 한계로 인해 큰 성과를 보지 못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합동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러시아 연해주 지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 접근성과 개발가능성이 커 해외 식량·곡물기지로 일찍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연해주는 해상운송을 통해 48시간 내에 국내로 사료를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러시아의 우수한 농업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해주는 한국보다 추운 기후대에 속하지만 비옥한 토양을 가지고 있어 작물재배에 적합지라고 알려져 있다.

 이곳에 우리의 앞선 농업기술과 자본, 그리고 현지의 저렴한 노동력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한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경기도에서는 금년 1월부터 식량안보·이상기후 등 국제 사료원료 가격급등에 대응,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러시아 연해주 사료 도입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전문가를 초청해 2차례에 걸친 실무 토론회를 가졌으며, 경기도보다 앞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경상남도와 포항축협 등을 방문, 앞선 경험을 밴치마킹하기도 했다.

 또한, 러시아 연해주 사료자원 개발의 필요성과 타당성 검토를 위해 도내 사료업체와 축협조합장들과의 실무협의를 개최하고, 축산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축산물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해외농업개발에는 많은 장점도 있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어려움도 상존해 있다. 우선 개발을 추진해 실제로 농산물이 수입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에 비해 수익성이 타 산업분야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해당지역의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경우에는 소요기간이 많이 단축될 수 있을 것이며 리스크 분산과 사업비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농축협, 민간단체 등이 컨소시움을 구성하고 정책적인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만도 아닐 것이다.

양질의 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어야만 국내 축산물 품질이 향상되고, 축산농가의 경영비 절감이 축산업 장기발전의 토대가 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식량안보와 축산업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광활한 연해주의 양질 곡물과 사료원료를 기필코 확보해야 한다는 믿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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