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재난관리 체계가 미흡해 유사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상황대처가 어렵다고 한다.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유관기관간의 연계시스템 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도 인천시의 재난관리가 이 지경이니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재난을 몸소 겪어 왔으며 인근에서 일어나는 재난을 지켜 보기도 했다. 재난을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평상시에 잘 훈련돼 있어야만 유사시 허둥대지 않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시의 재난 비상체계를 보면 재난이 발생할 경우 재난대책종합상황실을 비롯해 각 과에 72명의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에 돌입하게 되며 경계체제일 경우 정원의 2분의1인 36명이 교대없이 234시간 근무를 하게 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재난이 발생할 경우 재난대책종합상황실을 비롯한 각 과에 비상근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빗발치는 전화를 받는 것도 역부족인 데다 경찰서나 철도청과 같은 유관기관 간의 연계가 미흡해 신속한 재난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실제로 시간당 50mm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려 인천시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돼 재난경계에 들어간 지난 24일 오후 인천시 재난대책종합상황실에는 5~6명의 공무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으나 빗발치는 전화 조차 받기 어려웠다는 것은 많은 점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이날 오후 경인전철 오류역 및 주안역 일부 전철 노선이 침수돼 2개 노선의 전철 운행이 40여분동안 중단됐는데도 인천시 재난대책종합상황실은 이같은 사실조차 깜깜하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마디로 재난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인천시의 재난관리가 이 정도인데 여타 다른 사정이야 안봐도 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급하게 시정해야 할 부분도 있다. 재난관리 시스템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으로는 재난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이전에 상황이 종료될 수밖에 없다. 시와 일선 구청간의 역할이 전근대적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상황이 발생하면 시는 구에 통보하고 구는 현장 실시를 통해 상황을 시에 다시 보고해 대책을 마련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 다시 말해 일선 구청에서 전권을 쥐고 대책을 수습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돼야 마땅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그동안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똑똑히 봐 왔으며 최근에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를 목격하기도 했다. 사고는 예고가 없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차원에서 인천시의 재난관리 시스템을 다시한번 점검해 보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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