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극장가의 흥행 대전에서 이변이 벌어질 수 있을까. 순제작비 200억 원이 넘는 한국 영화 대작이 두 편이나 개봉하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흥행 경쟁이 뜨겁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기대 이상의 흥행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극장가에서 뜻밖의 다크호스가 등장해 대작들을 뛰어넘은 경우는 한두 번이 아니다. 올해도 그런 반전을 노리는 한국 영화들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순제작비 4천만 달러(한화 약 450억 원),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가 순제작비 230억 원을 들인 대작으로 각자 1천만 관객을 기대하는 가운데, 이 두 작품에 용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영화들이다.

 지난 4일 개봉한 ‘감시자들’은 ‘미스터 고’보다 2주 앞서 개봉하며 정면승부는 피했지만, 1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모으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올 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1일 개봉한 할리우드의 초대형 블록버스터 ‘퍼시픽 림’과의 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상황이어서 장기 흥행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퍼시픽 림’이 개봉 첫날 21만20명(매출액 점유율 47.8%)을 모을 때 ‘감시자들’은 16만3천919명(31.7%)을 모으며 선방했다. 이날 ‘감시자들’의 좌석점유율은 27.8%로 ‘퍼시픽 림’(21.0%)보다 더 높았다.

 이번 주부터 ‘미스터 고’와 맞붙게 되지만, 관객이 늘어갈수록 입소문을 타고 있어 해 볼 만한 싸움이라고 ‘감시자들’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하정우 주연의 ‘더 테러 라이브’도 흥행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영화는 오는 8월 1일 ‘설국열차’와 동시 개봉하는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순제작비 50억 원 규모로 ‘설국열차’의 규모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하정우라는 ‘대세’ 배우가 출연한다는 점이 나름의 강력한 무기다.

 하정우는 최근 이 영화 제작보고회에 삭발로 등장해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그 덕분에 영화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하정우가 앵커로 출연해 또 어떤 연기 변신을 꾀했을지 대중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남녀 관객을 불문하고 높은 인기를 누리는 배우여서 그의 열연만으로도 적지 않은 관객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또 앵커와 테러범이 전화상으로 대결을 벌이며 일촉즉발의 테러 위기를 이어 나간다는 이야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보다 2주 뒤 개봉하는 영화 ‘숨바꼭질’도 복병이 될 수 있다. 이 영화는 지난해 TV드라마 ‘추적자’로 큰 인기를 모은 배우 손현주의 첫 영화 주연작이다. 묵직한 그의 연기가 스크린에서 얼마나 빛을 발할지 기대를 품게 한다.

 이 영화는 한 성공한 사업가(손현주 분)가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 찾아간 아파트에서 집집마다 새겨진 이상한 암호를 발견하고 그 암호와 관련된 의문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의 스릴러다.

올해 초 ‘7번방의 선물’로 흥행 대박을 터뜨린 투자배급사 뉴(NEW) 작품이다. 대기업 투자 영화들과의 싸움에서 뉴가 작은 영화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 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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