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한(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제 2014년 지방선거가 1년도 안 남았다.

벌써 인천언론에는 2014년 인천시장선거결과에 대한 예측도 쏟아지고 있고 각 구와 군의 단체장과 의원에 대한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심지어 현 인천시장과 그리 멀지 않은 사람들끼리 모여 회의하는 사이에도 “내년에 시장이 바뀔 수 있다는 현실을 감안해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이 서슴지 않고 나온다고 한다.

특히 내년에 안철수 신당의 인천시장이 출마하면 야권의 표가 갈려 시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까지 기사화되는 중이다.

선거를 전공으로 하는 사람으로서는 그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분석이고 흥미롭지 않은 게 없다. 그러나 나는 지난 10년 동안 숱한 선거예측과 분석을 통해 하나의 경험칙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선거는 매우 역동적이기 때문에 선거일로부터 2주 전까지는 선거결과를 예측하지 않는 게 낫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의 선거가 바람 대신 이제는 제발 실현가능한 정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선거에 관심을 끄는 자료가 하나 있다. 2012년 10월 인천 거주 만 18세 이상 여성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이다. 과거 인천의 지방선거에서 단순 지지율 조사나 몇 가지 공약에 대한 선호도를 제외한 체계적인 정책설문 조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 가치는 커진다.

그리고 여성의 표심은 자녀와 남편의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설문조사는 여성의 행복이라는 시각에서 인천의 경제, 의료 및 건강, 여가 및 문화, 사회 분위기, 사회참여, 생활, 안전, 자녀양육, 복지, 인천시의 행정 등과 관련된 여건에 대해 묻는다. 실로 광범위까지 하다.

인천여성의 행복이라는 시각에서 가장 좋은 여건을 제공하는 것은 놀랍게도 의료기관의 편리성(3.37점), 대중교통의 편리성(3.33점),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3.27점), 만족스러운 의료서비스(3.25점) 등이었다.

그간 인천의 유권자에게는 의료여건과 대중교통 수준의 낙후성이 큰 불만거리였지만 이번 여론조사결과는 조금 달랐다. 물론 그간 이 분야에 노력을 집중해 개선된 결과라고 보거나 또는 이외에 다른 항목이 더 나은 게 없다는 말도 되기에 조심해 해석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지역사회가 개인의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의식(3.25점), 노력의 대가가 보장된다는 기대(3.12점), 남녀평등이 보장된다는 의식(3.03점), 공정한 사회라는 기대(3.01점) 등이 퍼져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에 반해 인천의 안전여건은 가장 나쁜 평가를 받았다. 인천여성은 특히 폭력이나 범죄의 피해에 대한 도움을 얻을 장치가 없다고 느꼈다. 5점 만점에 2.49점에 그쳐 최악이었다.

 그리고 인천여성은 지역이 성폭력으로부터 상당히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었고(2.55점), 밤거리도 불안하며(2.63점), 범죄에도 불안감을 느끼고(2.65점), 아동과 여성에게도 불안한 도시(2.68점)라고 평가했다. 그밖에 인천여성은 지역에서 빈곤층의 지원이 상당히 부족(2.68점)하다고 보았다.

한마디로 안전환경이나 복지환경이나 모두 불만족스럽다는 것이다.

내년에 인천의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은 인천여성의 시각에서 부족한 것은 채워줘야 할 것이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면 고쳐줘야 할 것이다. 그냥 과거의 공약을 재탕삼탕하고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당선된 뒤에는 나몰라라 할 것이 결코 아니다.

내년에도 길을 뚫어주고 재개발하겠다고 공약하면 표를 얻을 것이라고 믿을 것인가? 여성이 안전하게 살 수 있고, 빈곤층도 두루두루 잘 살 수 있는 인천을 만들어 줄 것을 약속하고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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